111년 역사 홍콩-중국 일반열차 노선은 사라질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142년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의 명물 스타 페리가 빚더미에 앉았다.
1880년 '카오룽 페리'로 출발한 스타 페리는 카오룽 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해저 터널이 뚫리기 전까지 양측을 연결하는 이동수단으로 홍콩인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교통편이었다.
1966년 홍콩 정부의 스타 페리 요금 인상을 계기로 촉발된 시위는 사상자 20여명을 낳으며 6일간 격렬히 이어지기도 했다.
현재도 스타 페리의 요금은 1.9∼3.6홍콩달러(약 300∼580원)로 홍콩의 여러 교통수단 중 가장 저렴하다.
1972년 홍콩의 첫 번째 해저 터널인 크로스 하버 터널이 개통하고 자가용이 급증하자 스타 페리는 주요 타깃을 관광객으로 바꿨다.
이후 홍콩의 번영과 함께 관광객이 밀려들어 오면서 스타 페리의 야경 코스 등은 관광객이 꼭 경험해야 할 홍콩의 즐거움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2019년 반정부 시위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한 이래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스타 페리는 파산 위기에 처했다.
스타 페리의 데이비드 초우 총괄 매니저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회사가 지난 2년간 7천만 홍콩달러(약 113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으며 향후 25년간 부채를 갚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총 승객수는 957만명으로 2019년에 비해 46% 줄었고, 올해 1∼2월 승객은 2019년 동기간보다 73% 급감했다고 말했다.
초우 매니저는 회사가 매일 운영 비용을 차입해 쓰고 있으며 직원들의 봉급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스타 페리를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프랑스의 에펠탑과 비교하며 홍콩의 명물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스타 페리의 그간의 안일한 운영, 시대착오적인 노후한 선박과 시설에 대한 지적 등도 제기되며 이참에 정부가 나서 스타 페리의 경영 구조와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홍콩과 중국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를 잇는 111년 역사의 일반 열차 노선이 사라질 것이라고 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1911년 청나라와 영국이 건설한 해당 열차 노선은 1937∼1945년 중일 전쟁 기간에 폐쇄됐고, 1949년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다시 닫혔다.
그러다 1979년 베이징에서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과 머레이 맥러호스 홍콩 총독이 회담한 직후 이 노선은 다시 서비스에 들어갔고, 특히 홍콩-광저우 간 기업인들의 교류에 큰 역할을 했다.
2007년부터 홍콩철도유한공사(MTR)와 중국철로총공사가 공동 운영해온 이 노선은 홍콩-광저우뿐만 아니라 홍콩에서 베이징, 상하이로 가는 침대 열차도 운행하며 홍콩과 대륙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8년 9월 중국 본토와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열차가 개통하고 항공,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인해 이 일반 열차 노선은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2년 넘게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2019년 이 열차의 승객수는 전년도보다 48.2% 줄어든 190만명이었으나, 고속열차는 219.2% 급증한 1천690만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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