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묵인' 의혹
추경호 "외환은행 매각, 법원도 일관되게 문제 없다고 판단"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곽민서 김다혜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일 국회 등에 따르면 오는 2일 추경호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경제 정책 방향과 함께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관련 논란, 자녀의 공공기관 취업, 재산 증식 등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산업자본 론스타에 외환은행 '헐값 매각' 묵인했나…감사원 주의 처분
가장 큰 쟁점은 추 후보자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예외로 인정해 묵인했다는 의혹이다.
은행법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인수를 금지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예외 승인을 통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넘겼다는 지적이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추 후보자는 당시 재정경제부(현재 기재부) 은행제도과장으로서 외환은행 매각 관련 실무를 담당했으며, 이 사안으로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을 재매각하고 철수하면서 4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고, 이 과정에서 매각 승인이 늦어져 손해를 봤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청구액은 46억8천만달러에 달한다.
더구나 추 후보자는 국무조정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론스타 ISD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하기도 했는데, 일부 시민단체는 당시 추 후보자가 론스타의 소송 제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추 후보자는 "2003년 당시 금융감독원이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가 아니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감독위원회가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도 외환은행의 매각 필요성, 헐값 매각, 과정의 적정성, 예외 승인 적정성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모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로서 론스타 관련 업무를 처리할 때 항상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 자녀 '아빠 찬스' 지적에 "과도한 추측"…재산 증식은 "증여받은 것"
추 후보자의 자녀가 공공기관 파견직으로 채용된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데 대해서도 '아빠 찬스'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등은 "추 후보자 자녀가 2017년 한국과학창의재단에 파견직으로 채용되고 2018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며 "2018년 과학창의재단에서는 이례적으로 정규직 전환자가 30명 이상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자 측은 "채용과 전환 과정에서 후보자가 전혀 관여한 바 없고, 채용 전환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괄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일부 의원실 및 언론에서 제기하는 내용은 근거 없는 과도한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추 후보자의 재산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와 관보 등에 따르면 추 후보자는 지난해 말 기준 40억9천438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추 후보자가 국무조정실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5년 말(12억571만원)과 비교해 28억9천만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예금의 경우 2015년 당시 본인과 배우자를 합쳐 2억5천858만원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15억8천213만원으로 1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추 후보자 측은 장모로부터 증여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사 청문 서면 답변에는 2017년 11월 추 후보자와 배우자가 구모씨로부터 각각 5억1천만원, 5억5천만원의 현금을 증여받으면서 8천370만원씩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돼 있다.
추 후보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아파트 월세를 정치자금으로 납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정 활동용 숙소 관련 비용에 자금을 쓰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추 후보자의 배우자가 이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한 만큼,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외 추 후보자는 최근 5년간 42건에 달하는 교통법규 위반 지적에 대해 "해당 차량을 직접 운전한 것은 아니지만 공직 후보자로서 무거운 책무를 느낀다"며 "향후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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