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식화한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원전 관련 업체들이 조직을 정비하며 원전 산업 부활 대비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12일 본사의 설비기술처 산하 조직 중 설비기술부를 설비기술실로 격상했다.
조직 격상과 함께 인원도 기존 10명에서 17명으로 늘렸다.
설비기술실은 원전의 계속운전을 관할하는 부서로, 내년 4월 설계 수명 만료를 앞둔 고리 원전 2호기 등 원전의 계속운전이 결정되면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조직 개편은 원전 생태계 복원을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 관련 담당 부서에 사람을 모으겠다는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다.
원전 설계 전문 기업인 한국전력기술은 지난달 1일 사장 직속으로 미래전략기획본부를 출범시켰다. 올해 초 일종의 TF(태스크포스)로 출발한 미래전략추진단을 확대 개편한 이 조직은 회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총괄한다.
새 정부가 탈원전 정책 폐기를 앞세우면서 원전 산업계 전반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자 회사 측이 사업 부문별 비중 재조정 업무 등을 관할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기구를 만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달로 예정된 조직개편도 미래전략기획본부 주도로 이뤄진다.
회사 측이 "조직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원전과 에너지 신사업 등 사업 부문별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원전 쪽에 다시 무게 중심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탈원전 정책 기조 속에 원자력 산업이 위축되면서 한국전력기술 역시 원자력과 원자로 사업 비중은 줄이고 에너지 신사업 쪽을 확대했다.
이처럼 원전 업체들이 조직 정비에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좀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업체도 있다.
대표적인 원전 관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새 정권에서 원전을 추진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 다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지 않느냐"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한다고 해도 그 이후 계획이 불투명해 무작정 사업을 다시 할 수는 없다. 내부에서는 새로운 사업 발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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