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보수당 여성 의원들 문제제기…선거 전 여론 악화에 사임 압박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의회에서 음란물을 본 남성 하원의원이 30일(현지시간) 여론 악화에 결국 사임했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의 닐 패리시(65) 의원은 BBC 인터뷰에서 하원에서 두 차례 음란물을 본 것을 인정하고 사임한다고 밝혔다.
패리시 의원은 처음엔 휴대전화로 트랙터를 보려다가 이름이 비슷한 사이트에 잘못 들어가서 잠시 봤고, 두 번째는 회의실에서 표결을 기다리던 중에 일부러 봤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한 일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사과했다.
그는 전날엔 조사가 끝날 때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사임 압박이 거세지자 하룻밤 사이에 입장을 바꾸었다.
야당뿐 아니라 보수당에서도 의원직을 내려놓으라는 목소리가 크게 나왔다. 5월 5일 전국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다.
가뜩이나 제1야당인 노동당의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에 관해 보수당 의원들이 여성 혐오적 발언을 했다는 기사가 나온 뒤 논란이 일던 중이었다.
이번 사건은 26일 보수당 여성 평의원 정례 모임에서 여성 의원 2명이 실명을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다음 날 언론에서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이를 크게 다루자 패리시 의원은 의회에 자신이 당사자라고 밝혔다.
보수당은 곧 조사에 착수하고 전날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패리시 의원은 16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가족 농장을 관리하다가 1999년부터는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2010년 영국 하원에 입성했으며 하원 환경·식량·농촌문제 위원회의 위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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