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바란 세일'과 공급 확대…마트·편의점서 할인 행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식용유 가격이 작년 초 수준으로 내려갈 때까지 팜유 원유(CPO)와 파생상품 대부분 수출을 중단한 뒤 현지 내수시장의 식용윳값이 하락 신호를 보인다.
1일 현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0시부터 팜유 원유와 파생상품의 수출이 금지된 뒤 하이퍼마트 등 대형 슈퍼마켓과 알파마트·인도마렛 등 편의점에서 식용유 할인 행사가 확대됐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팜유 국제가격이 지난해 급등한 데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 치솟으면서 생산·유통업자들이 수출에만 집중하고 내수시장 물량을 줄이자 '식용유 파동'이 발생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식용유 내수시장 공급의무제와 가격상한제를 도입했지만, 유통업자들이 끄떡도 하지 않자 식용유 원료인 팜올레인뿐만 아니라 팜유 원유까지 모두 수출을 중단해버렸다.
조코위 대통령은 팜유 수출 중단 시 팜 생산 감소와 무역수지 차질 등 부작용을 안다면서도 "식용유의 내수시장 공급이 풍부해질 때까지 공급을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금수조치 시행 기간을 대용량(벌크) 식용유 가격이 작년 초 수준인 리터(L)당 1만4천 루피아(약 1천230원)에 도달할 때까지로 정해 유통업자들이 물량을 풀도록 압박했다.
정부가 목표로 세운 식용유 판매 가격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하락 조짐은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 '르바란'(이둘 피트리) 세일과 겹쳐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파원이 실제로 자카르타 시내의 대형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돌아본 결과 마트 입구마다 식용유 할인행사 코너가 마련됐다.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팜유 식용유 제품은 대용량 식용유, 단순 포장 식용유, 고급 포장 식용유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한 번만 정제해 라벨을 붙이지 않은 '대용량 식용유'는 주로 저소득층에서 사용하고, 여러 차례 정제한 '단순 포장 식용유'가 그다음 단계다.
이들 두 제품은 주로 재래시장에서 판매하고, 마트에서 판매하는 식용유는 '고급 포장 식용유'로 분류된다.
마트에서는 2L 식용유 가격을 브랜드에 따라 기존 4만7천900 루피아(약 4천181원)에서 4만2천900 루피아(약 3천745원)로, 5만700 루피아(약 4천426원)에서 4만8천900 루피아(약 4천268원)로 할인하는 등 기존보다 가격을 내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의 '금식 성월'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는 르바란 열흘 연휴가 지난달 29일 시작됐다.
연휴 때문에 마트·편의점이 세일을 준비했지만, 정부 압박에 유통업자들이 물량을 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라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전략식품물가정보센터(PIHPSN)의 전날 발표에 따르면 리터당 대용량 식용유 가격 전국 평균은 1만9천650 루피아로, 일주일 사이 불과 0.25% 내렸다.
현지 팜유·식용유 업계는 대용량 식용유 제품 가격 하락에 아직 속도가 붙지 않았지만, 르바란 연휴가 끝나면 충분한 물량 공급으로 가격이 내릴 것으로 기대했다.
인도네시아 팜유위원회(DMSI) 의장 대행 사핫 시나가는 "식용유를 포함한 식료품 수요가 몰리는 최대 명절 르바란이 지나면 시장에 식용유가 넘쳐나 팜유 금수조치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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