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에 몰도바와 전체 유럽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우크라이나 인접국 몰도바 외무장관이 강조했다.
니쿠 포페스쿠 몰도바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이 자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정치 체계와 국가 체제, 복원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며 전쟁이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끝나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포페스쿠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취약한 인접국이며 많은 방식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친러시아 반군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 격인 티라스폴의 국가보안부 건물에 발생한 25일 로켓포 공격 등에 대해 "연출된 도발"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배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 절대다수는 평화롭게 살고자 하며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지역 안에는 긴장 고조로 득을 보려는 세력이 있으며 그들이 이번 도발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친서방 정권이 집권 중이며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동부의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
구소련 붕괴로 몰도바가 독립할 당시 동부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도 별도의 독립을 주장하면서 내전이 발생했다. 전쟁은 러시아의 개입으로 곧 멈췄지만,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현재도 1천여명의 러시아군이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주둔 중이다. 주민 50여만명 가운데 약 30%가 러시아계이기도 하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는 최근 배후가 불분명한 공격 사건이 이어지면서 몰도바는 강화된 비상사태를 유지 중이다.
포페스쿠 장관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 "(2단계 특수 군사작전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갈 수 있는 출구를 확보하겠다는) 러시아 장성의 발언은 정말 우려스럽다"면서 "새로운 긴장을 만드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몰도바는 중립을 유지하겠다면서도 "중립이라 해도 (서방과) 안보나 외교, 국방 관련 협력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상황 전개를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모든 발생 가능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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