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매체 출연 요청·선관위 대선 토론회 참석 잇따라 거부
"질의 피하는건 의도가 좋지 않기 때문…철저한 검증 필요"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대선 주자인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3) 상원의원이 유력 후보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을 겨냥해 "인터뷰를 피하는 후보는 경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2일 일간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파키아오는 지난달 30일 중부 비사야 지역 유세에서 대선 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후보의 속내는 유세 기간에 드러나야 하는데 언론 인터뷰를 회피하면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직자도 인터뷰를 통해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서 "질의를 피하고 무언가를 숨기려는 것은 의도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키아오는 자신의 지적이 특정인과 관련된 게 아니며 모든 지방·중앙 공직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키아오의 이번 발언은 유력 후보인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르코스는 유세 기간에 여러 언론 매체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해왔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에도 불참하는 한편 자신을 지지하는 인사가 운영하는 매체의 프로그램만 골라 출연해왔다.
앞서 파키아오는 마르코스를 겨냥해 "부패한 후보를 뽑아서는 안된다"고 일격을 날리기도 했다.
독재자인 선친의 이름을 물려받은 마르코스는 지난해 10월 5일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의 아버지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집권하면서 부정축재한 재산은 100억달러(약 12조원 상당)로 추산된다.
파키아오는 정부의 부정부패 근절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지난해 10월 1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현재 마르코스는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그는 펄스 아시아가 지난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56%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24%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파키아오의 지지율은 6%에 그쳤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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