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가능한 실험규모 추정…"6차 핵실험 규모(250kt)는 불가"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복구 중인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에서 2017년 6차 핵실험과 같은 규모의 실험을 할 수는 없지만, 전술핵무기를 실험하기에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29일 '북한의 다음 핵실험: 얼마나 클까?' 보고서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형, 지질과 갱도 설계 등을 바탕으로 3번 갱도가 견딜 수 있는 폭발 규모를 추정했다.
3번 갱도는 내부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38노스는 이들 갈래 갱도가 각각 50kt(킬로톤·1kt은 TNT 1천t의 폭발력), 120kt의 폭발을 감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017년 9월 3일 2번 갱도에서 이뤄진 6차 핵실험에 해당하는 규모(약 250kt)의 폭발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만약 김정은(국무위원장)이 북한 전술핵탄두나 다른 전쟁무기를 완전히 무기화하고 신뢰성을 시험하려고 하는 것이라면 3번 갱도를 사용 가능한 형태로 복구하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밝혔다.
전술핵탄두의 폭발 규모는 10∼15kt에 달한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만탑산 아래에 있다. 38노스는 각 갱도 위에 있는 암반과 토사량 깊이를 토대로 최대 폭발 규모를 추정했다.
3번 갱도의 두 갈래 중 더 긴 갱도 위에는 최대 600m의 암반이, 짧은 갱도에는 최대 450m의 암반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는 6차 때 800m보다 적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1차 핵실험 때 사용한 1번 갱도, 2∼6차 핵실험 때 사용한 2번 갱도, 아직 실험한 적이 없는 3, 4번 갱도로 구성됐다.
4년 전 북한은 1차 핵실험으로 오염돼 이미 폐쇄된 1번 갱도를 제외하고 2∼4번 갱도 각각의 입구를 폭파했지만, 한국군과 정보 당국은 3월 북한의 3번 갱도 복구 정황을 포착했다.
38노스는 갱도 배치가 당시 북한이 공개한 설계도와 다르거나 입구 폭파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을 경우 핵실험 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훨씬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북한이 3번 갱도를 서쪽으로 더 깊게 파면 약 282kt 규모의 핵실험도 가능할 수 있지만, 추가 굴착이 필요해 외부에 관측될 수 있다고 봤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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