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11.2%…양정숙 의원 "28㎓ 주파수 정책 전환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통신 3사의 28㎓ 5G 기지국 구축 의무이행률이 기준치에 턱걸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중복 계산을 통해 실제 대수의 3배 수준으로 '부풀리기 인정'을 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의무이행률이 11.2%로 주파수 할당 취소 기준치(10%)를 간신히 넘겼다.
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윈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28㎓ 기지국 구축현황에 따르면 통신 3사가 지난달 말까지 구축했어야 할 이 주파수 대역 기지국 수는 총 4만5천개이지만 구축 수량으로 '인정'된 기지국 수는 5천59개로 11.2%에 불과했다.
이는 통신 3사의 28㎓ 기지국수가 의무 구축수량 대비 10% 미만일 경우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겠다며 과기정통부가 밝혔던 제재 기준을 겨우 넘긴 수치다.
그나마 '5천59개'로 '인정'된 기지국 수 가운데 4천578개는 통신사들이 공동으로 구축한 뒤 중복 계산법으로 인정받은 수치여서, 실제로는 그 3분의 1에 불과하다.
통신 3사가 실제로 설치한 기지국 수는 공동 구축 기지국(1천526개)과 통신사 개별로 구축한 일반 기지국(3개 업체를 합해 481개)를 합해 2천7개다.
통신사별로는 LG유플러스[032640]가 일반기지국 342개와 공동기지국 500개 등 총 842개로 가장 많았다. SK텔레콤[017670]이 각각 79개, 516개 등 총 595국을 구축했으며, KT[030200]는 각각 60개, 510개 등 총 570국으로 가장 적었다.
앞서 이통 3사는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당시 2021년 말까지 28㎓ 기지국을 총 4만5천개 구축하겠다고 정부에 약속했으며, 만약 이 시점까지 실제 구축 완료 수량이 의무 수량의 10%인 4천500개에도 못 미치면 주파수 할당이 취소될 수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따라 작년 말까지였던 기한을 올해 4월말로 연장해 주면서, 이통 3사가 5G 28㎓ 지하철 공동 기지국 1천500개를 구축하면 각 사마다 중복해 총 3차례씩 세어주는 방법으로 4천500대로 인정해 주겠다는 방침을 작년 말 3사에 통보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3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면 질문을 받고 답하면서 "28㎓의 경우 칩, 모듈, 단말기 등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사업자들의 투자가 부진하며 망 구축률도 3.5㎓ 대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앞으로 28㎓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발굴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할당조건 미이행에 대해서는 이행점검 기준 등에 따라 평가하여 원칙대로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정숙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지하철 백홀 기지국 수를 통신 3사가 모두 공동구축한 것으로 인정했고, 기지국 구축 완료 기한 또한 지난 연말에서 올해 4월말까지 연장하면서까지 통신사 편의를 봐주었지만 결국 초라한 결과를 얻었다"며 그동안 안이했던 정부 대처를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제는 실현 가능한 현실적 대안을 강구할 때라며 내년 주파수 이용 기간 만료를 앞둔 마당에 하루라도 빨리 시장과 기술 현실을 고려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그 대안으로 ▲ 의무구축에 미치지 못한 기지국 수량을 지하철 구간으로 확대 ▲ 인수위가 일정으로 제시한 '2026년도 6G 기술시연과 시제품 발표'를 위해 징검다리 기술인 28㎓ R&D 투자 ▲ 3.5㎓ 5G의 농어촌 지역 커버리지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정책 등을 제시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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