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포화되는 고리·한빛원전에 건립 유력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정부가 원자력발전소(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문제 해결을 위해 경수로에도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한다.
2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수로에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정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냉각 방식에 따라 물로 냉각하는 습식과 기체나 공기를 활용한 건식으로 나뉘는데 현재 경수로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모두 습식으로 저장된다.
수조 형태인 습식저장시설은 원전을 건설할 때부터 같이 들어서는데 우리나라는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이 모두 부재해 사용후핵연료가 가득 차면 더는 원전을 가동하지 못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정부가 경수로에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 3월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이 건립돼 한숨 돌린 중수로와 달리 경수로는 저장시설의 포화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리와 한빛 원전의 경우 경수로 중에서도 가장 빠른 2031년과 2032년에 각각 포화 상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차기 정부의 원전 정책에 따라 원전 이용률을 높이면 포화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 있다.
따라서 고리와 한빛 원전에 가장 먼저 건식저장시설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원전에 건식 저장시설을 지으려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 이러한 저장시설의 인허가부터 설계, 시공, 완공 등 전 과정에 약 7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와 한수원이 이른 시일 내 제반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시작해도 절차상 2029년에나 완공이 가능하다.
다만 주민 동의라는 큰 절차가 남아있다.
그러나 해외에선 오히려 건식저장시설이 더 안전하다고 인식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미국 등 전 세계 22개국이 건식저장시설을 갖고 있다.
한 원전 관계자는 "저장시설 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독립적인 행정위원회 설립과 부지 선정 등을 명시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