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중국인 직원이 8개월째 중국에 구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EU 베이징 사무소의 IT 부문 직원인 중국인 안둥이 지난해 9월 중국 당국에 '싸움을 걸고 분란을 일으킨' 혐의로 체포돼 베이징에서 수천㎞ 떨어진 쓰촨성에 구금돼 있다고 전했다.
해당 혐의는 중국 당국이 공중소란죄에 적용하는 표현으로, 반체제 인사를 구금할 때 흔히 동원된다.
안둥은 2006년부터 EU 베이징 사무소에서 일했으며,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민주주의를 찬양하는 등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빌라 마스랄리 EU 대변인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안둥의 체포와 구금을 확인하면서 "중국 당국에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우리는 지금까지 (안둥과 관련한) 특정 혐의나 주장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우리는 그의 안녕을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적절한 답변을 들을 때까지 계속 질의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도 서방 외교 기관의 직원이 중국에서 체포된 바 있다.
2019년 8월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은 선전으로 출장을 갔다가 홍콩으로 돌아오는 길에 중국 공안에 매춘 혐의로 체포됐다. 청은 중국에 15일간 구금돼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공안이 "우리는 너를 영국 스파이로 의심하고 있다"며 절대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청은 이후 2020년 영국으로 망명했다. 중국 당국은 그가 홍콩 반정부 시위 기간 정치적 혼란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EU와 중국의 관계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경색됐다.
EU는 지난해 3월 22일 북한, 중국, 러시아 등 6개국 관리 10여 명을 상대로 인권 제재를 부과했고, 이에 같은 날 중국도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며 맞대응했다.
이 여파로 유럽의회는 중국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의 비준을 보류했다.
EU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설득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주길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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