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성인 천식 환자들이 기도를 넓히기 위해 사용하는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oral corticosteroid)가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특히 천식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성인 환자들에게 자주 처방된다.
캐나다 앨버타(Alberta) 대학 의대 호흡기 내과 전문의 수브하브라타 모이트라 교수 연구팀이 8천700여 명을 대상으로 1990년부터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유럽 공동체 호흡기 건강 조사(European Community Respiratory Health Survey)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일 보도했다.
전체적인 비만 발생률은 천식이 없는 사람이 15%, 천식 환자는 17%였다.
천식, 흡연 등 비만 위험요인을 고려하면 천식 환자의 비만 위험은 천식이 없는 사람보다 2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 환자 중에서도 천식이 시작된 지 가장 오래된 환자는 천식을 겪은 기간이 가장 짧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2% 높았다.
또 천식 치료를 위해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한 환자는 사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비만 위험이 99% 높았다. 이는 남녀 환자 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흡입용(inhaled)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천식 환자는 비만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같은 다른 대체 치료제를 찾아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처방되는 것이 문제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천식 환자가 일단 비만해지고 난 후에는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끊어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았다. 천식 자체가 체중 조절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천식이 악화하면 이를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가 필요하게 되는 악순환(feedback loop)이 계속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뉴욕 노스웰 헬스(Northwell Health)의 알레르기·면역 전문의 셰리 파잔 박사는 천식과 비만이 연관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그 이유를 오로지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에만 돌릴 수는 없다고 논평했다.
비만은 천식 발생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고 천식 관리를 어렵게 만들며 표준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린다고 그는 지적했다.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도 비만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비만을 촉진할 수 있는 만큼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처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흉부학회(British Thoracic Society) 학술지 '흉부'(Thorax)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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