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국제선 증편 잇따라…이동량 증가로 유류 소비 늘듯
전자업계, 수요 둔화 우려에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 강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철선 권희원 기자 =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의 바깥나들이가 늘자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항공업계와 정유업계는 여행과 출장 등 이동 수요가 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그동안 코로나19 특수를 누려온 전자업계는 수요 둔화 우려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 항공업계, 국제선 증편 잇따라
항공업계는 여행 및 출장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모처럼 활력을 찾은 듯한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선 운항 증편 허가를 받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이번달에 4월 대비 각각 주 16회와 주 4회 증편해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LA·파리·런던 등의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LA·프랑크푸르트·런던 등의 노선을 각각 증편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089590]은 동남아 대표 휴양지인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을 비롯해 필리핀 보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의 노선을 새롭게 운항하는 등 이번 달에 국제선 14개 노선에서 174회를 운항한다.
에어서울도 5월과 6월에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 노선 운항을 각각 재개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일 "최근 해외입국자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신혼여행과 출장 등 중장거리 노선 탑승객이 늘고 있다"며 "항공사들도 수요 증가에 맞춰 운항 재개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다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요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진정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위해서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 절차 폐지, 백신 미접종 소아 무격리 입국 허용 등 보다 적극적인 방역 규제 해제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 이동량 증가로 유류 소비 늘듯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일상 회복에 따른 이동량 증가로 유류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달 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미국 여름 휴가철인 '드라이빙 시즌' 돌입으로 휘발유와 경유 수요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제선 항공기 운항도 재개되면서 위축됐던 항공유 수요 역시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산발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주요 도시가 봉쇄된 중국이 향후 봉쇄 조치를 풀고 공장 가동을 다시 정상화하게 되면 석유제품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사태에 석유제품 수요까지 늘면서 정유사의 수익지표 정제마진은 나날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18.67달러)보다 1.37달러 상승한 배럴당 20.04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지난 3월 넷째 주(13.87달러)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6주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제마진은 하반기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일상 회복 움직임에 따라 항공유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수요 회복 속도가 다소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전자업계, 수요 둔화 우려에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 강화
전자업계는 올해 가전 시장이 정체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066570]는 지난달 28일 1분기 실적발표회 때 "지난해 코로나19 '펜트업'(지연·보복 소비) 효과로 시장 수요가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는 가전 시장 규모가 줄어들 조짐도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이 4천726만대로 전 분기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의 봉쇄 정책에 따른 물류난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TV 판매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TV 1, 2위 브랜드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의 1분기 판매량도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TV 판매량은 1천90만대로 전 분기보다 3.1%, LG전자는 653만대로 11.8% 감소한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면 TV를 포함한 가전제품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져 작년보다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 체험 공간인 '데이코 하우스'의 새 단장을 마치고 이날부터 공식 개관했다.
또 오는 8일까지 코엑스에서 네오(Neo) QLED 8K와 함께하는 '8K 빅 피처 인 포레스트' 전시회도 연다.
LG전자는 최신형 LG올레드 TV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 '금성오락실'을 서울 성수동에 이어 부산 광안리에 열었다.
전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전과 가구, 인테리어에 많은 소비를 해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올라간 상태"라며 "새롭게 필수가전이 된 제품도 늘어난 만큼 팬데믹이 끝났더라도 필수 가전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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