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450만t 우크라 항구에 묶여…독, 철도로 수송 추진

입력 2022-05-03 11:54  

곡물 450만t 우크라 항구에 묶여…독, 철도로 수송 추진
흑해변 항구 막히면서 곡물 수출항로 폐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크라이나 항구가 전쟁으로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약 450만t의 곡물이 묶여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독일 dpa 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독일 담당 마르틴 프리크 국장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항구들이 봉쇄됐다면서 "컨테이너에 담긴 곡물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냥 거기에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군의 흑해 봉쇄로 수천 만t의 곡물이 손실될 수 있으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식량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점령한 흑해 연안의 마리우폴, 베르댠스크, 스카도우스크, 헤르손을 재탈환 시까지 공식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는 2020년 기준 약 3천만t의 옥수수와 2천500만t의 밀을 생산했다. 특히 북아프리카, 중동의 많은 나라가 가격이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밀에 기본 식량을 의존한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수출 곡물의 대부분을 흑해를 통해 날랐지만, 러시아 침공 이후 바닷길이 막히면서 서부 국경을 통한 육로로 곡물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육로 수출은 해로보다 운송료가 많이 들고 수송 물량도 현저하게 적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밀과 옥수수 가격이 연초보다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크 국장은 러시아군이 식량 공급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기아는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무기로 사용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세계 식량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독일이 개입해 식량이 부족한 곳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와 독일 국영 철도회사의 물류 부문인 DB카고가 철도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묶인 곡물을 나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게트라이데 브뤼케(Getreidebrucke·곡물 교량)라 불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의 국영 철도 회사가 동참해 철도망이 유럽 전역에 걸쳐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미하엘 토이러 독일 연방 하원의원은 "우리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한 세부 내용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각종 법적 문제와 자금 조달, 공정 경쟁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 수송을 위해 우크라이나로 가는 열차에는 우크라이나 농부를 위한 트랙터와 각종 농기계 부품들이 실린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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