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팰컨9과 다른 방식으로 로켓 재활용 길 열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우주발사체 기업 '로켓랩'(Rocket Lab)이 3일 위성을 쏘아올리고 떨어지는 로켓의 1단 추진체를 헬기를 이용해 바다에 떨어지기 전 공중에서 '포획'하는 시연에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이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처럼 1단 추진체를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로켓랩은 이날 오전 10시 50분 뉴질랜드 북섬 마히아 반도에서 위성 34기를 실은 '일렉트론' 로켓을 발사했다.
일렉트론의 1단 추진체는 발사 2분30초 뒤 약 80㎞ 상공에서 2단 추진체와 분리된 뒤 시속 8천300㎞로 하강하며 2천400℃의 마찰열을 견뎠다. 이후 13㎞와 6㎞ 상공에서 각각 보조낙하산과 주낙하산을 펼치며 하강 속도를 시속 35㎞로 줄였다.
두 명의 조종사를 태운 로켓랩의 시코르스키 S-92 헬기는 뉴질랜드 연안 상공에서 대기하다 수직 케이블을 내려 낙하산 줄에 고리를 거는 방식으로 길이 12m, 무게 1t에 달하는 1단 추진체를 바다에 떨어지기 전에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전 시험 때와 다른 무게가 감지되면서 조종사들이 연결고리를 풀어 1단 추진체는 바다에 떨어지고 말았다.
육지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것이 목표였던 점을 고려하면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한 셈이다.
로켓랩 최고경영자(CEO) 피터 벡은 "큰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로켓은 바다에 안전하게 입수했으며 선박을 통해 인양 중"이라고 했다.
로켓랩이 이 추진체를 재활용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바닷물의 염분이 로켓의 재활용을 어렵게 할 것으로 추정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의 1단 추진체를 드론 선박을 이용해 회수하고 있다.
팰컨9의 1단 추진체는 2단 추진체와 분리 뒤 추진 엔진을 여러 차례 가동해 목표 해역에 대기 중인 드론 선박에 안전하게 착륙하지만 일렉트론은 팰컨9보다 훨씬 작아 추진엔진을 가동할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1단 추진체를 손상하지 않고 회수하는 것이 로켓 재활용 관문을 넘는 제일 과제가 돼왔으며, 헬기를 이용한 회수 방식이 시도됐다.
우주발사 로켓 제작 비용의 80%는 1단 추진체와 관련된 것으로 이를 회수해 재활용하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현재는 팰컨9 로켓만 가능한 상황이지만 블루 오리진이나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등과 중국 기업들도 재활용 가능한 로켓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이스X는 1단 추진체만 재활용이 가능한 팰컨9 대신 우주선 전체를 재활용할 수 있는 스타십을 개발 중이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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