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반경 100마일 내 진료 불가능 시술에 최대 510만원
공화당 주정부 및 연방대법원 등 낙태 제한 움직임 맞물려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불가피하게 '원정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직원에게 여행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BBC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치료에는 비만과 종양뿐만 아니라 최근 규제 강화 논란이 커지는 낙태 시술도 포함된다.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주변에서 이용할 수 없는 치료에 대해 매년 최대 4천달러(약 510만원)의 여행 경비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안내했다.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되는 이번 조치는 낙태를 포함해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다양한 치료를 대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직원의 집 반경 100마일(160㎞) 내에 가능한 곳이 없거나 원격 진료가 불가능한 시술에 적용된다.
아마존 대변인은 이 같은 혜택에 비만, 종양, 생후 24개월 이내 선천적 기형, 정신 건강 및 입원환자의 약물 남용 장애 등 치료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사무직과 창고 근무자 등 각각 다른 건강보험에 가입된 직원 모두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생명을 위협하는 긴급 의료에 대해서도 최대 1만달러(약 1천270만원)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미국의 민간 부문에서 최대 고용주 중 하나로, 정규직 및 시간제 근로자 수가 110만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글로벌 본사가 있는 워싱턴 주와 캘리포니아 및 텍사스에서 일한다.
이번 조치가 특별히 낙태권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공화당 주정부가 낙태를 제한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시기에 실행돼 주목된다.
특히 다음 달에는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사건에 대한 판결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잘못됐다는 것을 핵심으로 한 대법원 내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낙태권에 대한 헌법 보호가 무효화되고, 각 주 차원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낙태를 제한하는 텍사스의 경우 매달 약 1천400명이 낙태를 위해 다른 주로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옐프와 씨티그룹 등 기업들도 최근 낙태 제한을 피해 여행하는 직원에게 경비를 보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이 정책이 "일부 주에서의 출산 관련 의료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