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 투기 성격 강한 NFT 타격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예술 작품 등 각종 수집품과 결합해 투자 대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NFT 관련 데이터 전문 사이트를 인용해 NFT 거래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인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9월 NFT 거래는 하루 평균 22만5천 건에 달했지만, 이번 달 들어 하루 평균 거래 건수는 1만9천 건 수준으로 92%나 급감했다.
구매자가 NFT 작품을 보관하는 디지털 지갑 개수도 지난해 11월 11만9천 개에서 4월 말 현재 1만4천 개로 88% 하락했다.
NFT 거래 건수와 함께 보유자도 줄었다는 것이다.
경매에서 고가에 거래됐던 NFT의 가치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트위터 설립자인 잭 도시가 2006년에 처음으로 남긴 트윗의 NFT는 290만 달러(약 36억7천만 원)에 말레이시아 블록체인 업체 최고경영자 시나 에스타비에게 팔렸다.
에스타비는 올해 초 이 NFT를 되팔기 위해 경매에 내놨지만 최고 입찰액은 1만4천 달러(약 1천800만 원)에 불과했다.
결국 경매는 유찰됐다.
이와 함께 래퍼 스눕 도그가 제작에 참여한 NFT 작품 '도기 #4292'는 2천550만 달러(약 323억 원)의 희망가가 붙은 채 경매에 나왔지만, 현재 최고 입찰액은 210달러(약 26만 원)에 불과하다.
NFT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줄었다.
구글의 검색어 통계에 따르면 NFT와 관련된 검색은 올해 1월 정점을 찍은 뒤 80%나 떨어졌다.
WSJ은 이 같은 상황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 분위기가 보수적으로 급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1월 정점을 찍은 뒤 23%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43% 급감했다.
다른 상품들보다 투기 성격이 짙은 NFT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WSJ은 유명 현대 예술가 제프 쿤스가 NFT 작품을 시장에 내놓는 등 NFT 시장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잭 도시의 NFT 트윗을 되팔려다가 실패한 에스타비는 NFT 시장은 초창기이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구매 결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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