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초반 열세에도 역전…미국 등 주요국 첨단 포와 포탄 제공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포이고 그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우크라이나에서 포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양측이 참호를 파고 방어하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투에선 포가 중요하며, 서방 국가들이 제공하는 수준 높은 제품은 큰 차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포는 소형 박격포부터 30t짜리까지 다양하며 수십㎞ 떨어진 언덕 건너편 표적도 공격할 수 있다.
러시아는 소련 이전 시절부터 군 화력의 중심이 포였고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대부분 서방 군보다 훨씬 더 많은 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인 로열 유나이티드 서비스 인스티튜트에서 나온 최근 보고서에 우크라이나가 이런 열세를 역전한 방안이 설명돼있다고 소개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엔 키이우 외곽 호스토멜 공항에 착륙한 러시아 낙하산병을 포 공격의 표적으로 삼았다.
이후 러시아군은 포 공격을 하면서 키이우를 향해 진격했지만, 포장도로를 주로 이용하다 보니 우크라이나군은 곧 무인기 등으로 이들을 찾아내서 포로 반격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포격 지점을 파악해서 대응하려고 했지만 키이우로 오는 길에 차량 행렬이 60㎞ 넘게 늘어서는 바람에 사거리 이내로 목표지점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
또 러시아군은 여기저기 흩어진 우크라이나군 진지 위치를 알아내는 데 애를 먹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러시아군 위치 정보를 받고 있다.
2014년 러시아 첫 침공 이후 돈바스에서 포가 주요한 기능을 했고,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응해 참호를 파고 방어진지를 갖췄다. 이들을 뚫고 가려면 큰 화력이 필요하다.
서방 국가들은 초반에는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작고 가벼운 무기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더 무거운 무기를 주고 있다. 러시아가 마을을 점령할 때마다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하는데 이때 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6인치 대형 포탄을 발사하는 곡사포 70대를 인도했다고 전날 밝혔다. 호주, 캐나다, 체코, 에스토니아,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슬로바키아도 포를 보냈거나 그럴 계획이라고 했다. 다른 국가들은 조용히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서방이 제공하는 포는 속도가 빠르고 강력하다고 마이클 제이컵슨 미국 예비군 포병 대령이 말했다. 대포대 사격에 우수하고 모듈식이어서 수리가 쉽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로 가는 프랑스의 155mm 차륜식 자주포 '세자르'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포 공격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탄약이 엄청난 속도로 소모되기 때문이다.
캐나다가 보내는 M982(엑스칼리버) 같은 특수 유도 포탄은 레이저나 GPS로 목표물까지 정확하게 갈 수 있지만 물량이 적다.
융단 폭격을 한다면 미국이 제공하는 포탄 14만4천발은 며칠이면 끝날 것이다.
포를 전선까지 가져가는 것도 큰일이다. 155㎜ 포탄 무게는 50㎏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포탄이 부족하진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지난달 19일 미국은 우크라이나 곡사포 포탄을 필요한 만큼 계속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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