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세제 혜택 프로그램 속속 가입…일본 총리도 "태국에 전기차 투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중국과 일본이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에서 전기차(EV)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일 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태국의 미래 산업단지인 동부경제회랑(EEC)에 올해 내로 전기차 투자를 약속했다고 태국 현지 매체인 네이션이 3일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태국은 동남아에서 일본의 가장 중요한 투자 기지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태국을 계속해서 생산 기지로 삼을 것이며, 더 나은 차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국은 동남아 최대 차량 생산국이다.
지난 2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1년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 현황' 조사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지난해 168만여 대가 생산돼 세계 10위, 동남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태국은 시대 흐름이 점차 내연기관에서 EV로 바뀌는 추세를 고려해 오는 2030년까지 태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30%인 약 72만5천대를 EV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자동차 업체들이 EV 생산으로 전환하도록 각종 세제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태국 소비세국은 배터리 용량에 따라 7만∼15만 밧(약 260만∼5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다만 보조금 지원 혜택을 받는 업체들은 3년 째부터는 태국에서 만드는 EV 대 수입 EV 비율을 1대 1로 만들어야 하고, 4년째에는 그 비율을 1.5대 1까지 늘려야 한다. 이를 어기면 각종 세제상 불이익을 받는다.
태국 내 EV 생산을 장려하려는 목적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이미 중국의 하발이나 MG가 가입했다.
일본 도요타도 지난달 말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도요타는 올해 하반기 EV 모델을 태국에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자동차 업체인 지리차와 창안차도 관심을 보인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초 막을 내린 '타일랜드 모터쇼'에서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내놓은 전기차만 20대가 넘었다.
행사 기간 3천 대 가량의 EV가 예약됐으며, 이는 전체 예약 차량의 10%에 달한다고 네이션은 보도했다.
중국의 창청자동차(GWM) 관계자는 일본 경제지 니케이 아시아에 자사 전기차가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뒤 1천100대 이상 팔렸다면서 "EV를 장려하는 태국 정부 방침으로 태국의 EV 시장이 올해 100% 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상무부는 올해 약 2만대의 EV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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