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노동조합 친화적 행보를 보여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번에 보란 듯이 아마존과 스타벅스 노조 관계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행사를 개최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이 5일 백악관에서 노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백악관 측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아마존노동조합(ALU)을 설립한 크리스천 스몰스와 커피체인 스타벅스, 아웃도어용품 판매업체 REI 등의 노조 관계자와 노조 설립 활동가들이 참석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들이 직장에서 노조를 설립하려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거나 노조에 가입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몰스가 주도한 ALU는 지난달 초 뉴욕시 스태튼섬의 한 아마존 창고에서 진행된 노조결성 투표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끌어냈다. 이로써 미국에서 유통체인 월마트 다음으로 직원들이 가장 많은 민간 사업장인 아마존에서 처음으로 노조가 생겼다.
하지만 아마존 측은 이번 가결 투표 결과에 이의제기했고, 스태튼섬의 또 다른 창고에서 있었던 노조결성 투표는 부결돼 노조 결성 바람이 주춤하는 형국이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아마존이 반노조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마존을 연방정부 계약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노조 결성 투표를 추진했던 미국 내 240여개 매장 중 50여곳이 '노동자 연합'(Workers United)이란 노조에 가입하기로 했고, 5곳은 투표가 부결됐다.
스타벅스는 이날 분기 실적과 임금 인상 방안 등을 발표하면서 노조가 결성된 매장은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노조 친화적인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지만, 백악관은 전반적으로 노조 운동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해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에 적대적이라고 판단되는 정부 관료들을 신속하게 내쫓고 노동자 보호를 약화했다고 비판받았던 전임 행정부 시절의 규정들을 뒤집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북미건설노조 행사에 참석해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정부 태스크포스를 소개한 뒤 "그건 그렇고 아마존, 우리가 왔다. 조심하라고, 조심해"라며 직접 아마존을 겨냥한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 본인이나 미 행정부가 노조 결성 움직임에 직접 개입하거나 어떤 직접적 조처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아마존과 스타벅스는 로이터의 입장 표명 요구에 즉답하지 않았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