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친선협회 연해주지부 부회장 현지 매체서 협력 강조
한·러 공동사업 낙관할 수만은 없어…"항공기 운항 재개돼야"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한국이 터키처럼 중재자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다."
지난 2월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러시아와 한국 간 교류가 줄어든 상황에서 예브게니 루세츠키 한·러친선협회 연해주 지부 부회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루세츠기 부회장은 연해주 정부 고위 공무원으로 세계 산업·기업인협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지부장도 맡고 있다.
4일 러시아 극동 지역 매체 프리마메디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는 새로운 협력 관계를 이어갈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루세츠키 부회장은 한국이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 일명 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로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후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에서의 터키처럼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한국이 일본을 비롯해 러시아 주변 국가들을 이어주는 경제 허브 역할을 해줄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는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는 5월 10일 이후가 돼서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교 활동과 권력·자원의 재배치라는 관점에서 볼 때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누구도 대러시아 제재를 포함해 이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힐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연해주에 있는 즈베즈다 조선소 협력 프로젝트 등 러시아에서 진행 중인 한·러 공동 사업이 앞으로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미국 등 입장을 고려할 때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그는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유지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과 최소한 경제 분야에서의 접촉을 유지하고 인문 예술학 분야에서의 교류 통로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세츠키 부회장은 "먼저 항공기 운항이 재개돼야 한다"며 "한국 항공사들은 (서방 제재에 따른) 보험 문제로 러시아에 항공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양국 간 운항에 어떠한 제한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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