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키릴 총대주교 제재 움직임…러시아정교회 "무분별한 조치"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러시아정교회 측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근 인터뷰를 두고 양측 간의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4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정교회 대변인은 "교황은 키릴 총대주교와의 대화를 왜곡했으며 이는 건설적인 양측의 대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교황과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는 3월 16일 영상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교황은 3일 발간된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는 한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의 '복사'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복사는 가톨릭에서 사제의 미사 집전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러시아정교회는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키릴 총대주교를 제재 대상에 포함하려 한 데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정교회 대변인은 "무분별한 제재가 늘어날수록 상식을 잃게 되고 평화에 도달하기는 더 어려워진다"고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정교회와 키릴 총대주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영향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해왔다며 "우리 교회의 역사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자들이 제재 명단으로 성직자와 신자들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을 중단하는 내용의 대러시아 6차 제재안을 제안하면서 키릴 대주교를 제재하는 방안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키릴 총대주교는 동방 정교회에서 최대 교세를 자랑하는 러시아정교회의 수장이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하며 우크라이나를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는 등 프란치스코 교황과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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