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美, 러 처리하고 다음은 中…푸틴은 큰형"

입력 2022-05-05 22:25  

벨라루스 대통령 "美, 러 처리하고 다음은 中…푸틴은 큰형"
"전쟁 이렇게 길어질 줄 몰라…젤렌스키는 미국 명령 수행"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면서도 전쟁의 책임은 미국 등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5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한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도발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번 기회를 포착해 동맹을 자신에게 묶어 두고 러시아를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잠기도록 하려 한다"라며 "러시아를 처리하는 게 미국의 목표고 그다음은 중국 차례"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선 "지금 우크라이나를 움직이는 사람은 그가 아니고 미국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사견으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말 한마디면 한 주 내에 모든 것을 멈출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 관계로, 벨라루스는 이번 침공의 전진 기지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함께 서방의 제재 대상이 됐으며 루카셴코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그는 "전쟁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인지 알 만큼 깊이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러시아의 군사 행동이 너무 오래 끄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지에 대해선 의견을 표하지 않았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직접적인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며 서방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원치 않음에도 나토가 개입한다면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은 그가 푸틴 대통령을 '큰 형'(big brother)이라고 칭했다면서 "세계 어느 나라 지도자보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과 친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신과 벨라루스는 평화를 지지하며 이 전쟁을 끝낼 것을 거듭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언컨대 우리는 어떤 전쟁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왔고 지금도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협상이 시작됐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또 "우리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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