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필리핀 대선 앞두고 가톨릭 사제들 "로브레도 지지"

입력 2022-05-06 10:38   수정 2022-05-06 13:17

내주 필리핀 대선 앞두고 가톨릭 사제들 "로브레도 지지"
주교 등 성직자 성명 잇따라…"법치와 자유의 위축 중 선택해야"
마르코스에 "허위 주장으로 역사 왜곡" 비난
전체 인구 80%가 가톨릭 신자…대선 판도 영향에 주목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내주 필리핀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가톨릭 사제들이 잇따라 경쟁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57)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6일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전날 수백명의 가톨릭 사제들은 성명을 내고 로브레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제들은 이번 대선은 '국가의 영혼을 위한 싸움이며 법치와 자유의 위축 중 하나를 선택해야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틀전에도 10여명의 주교 등 고위 성직자를 포함한 1천400명의 사제들이 로브레도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들은 "주요 후보들이 도덕성 측면에서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중립 내지는 정치에 무관심한 태도를 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마르코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허위 주장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후보가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는 마르코스다.
펄스 아시아가 지난달 16∼21일 2천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지막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는 5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맞상대로 꼽히는 로브레도는 23%에 그치면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33% 포인트에 달했다.
하지만 마르코스는 독재자인 선친이 장기 집권하면서 자행한 수많은 정적 처형과 인권 탄압 등의 어두운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반대세력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마르코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과거 선친의 독재 행적을 미화하는 전략에 치중하면서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아버지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집권하다가 시민혁명인 '피플 파워'가 일어나자 하와이로 망명해 3년 후 사망했다.
필리핀에서 가톨릭은 국민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종교다.
전체 인구 1억1천만명 중 80%가 가톨릭 신자로 추산된다. 또 가톨릭 교리에 따라 이혼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지난 1986년 시민들이 마르코스 독재정권에 맞서 시민혁명인 '피플 파워'를 일으키자 당시 가톨릭 교계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도 했었다.
따라서 사제들의 잇따른 로브레도 지지 선언이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필리핀 가톨릭교계는 공식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주교회의 의장인 파블로 데이비드는 유권자들을 향해 "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향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당부해왔다.
필리핀은 오는 9일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한다.
또 상원의원 13명, 하원의원 300명을 비롯해 1만8천명의 지방 정부 공직자도 뽑는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총 6천700만명이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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