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 진단…전문가들 "중국군 침공시 대응할 기회 없어"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을 겨냥한 중국군의 위력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의 팔라딘 자주포의 대만 판매 취소로 인해 양안(중국과 대만)의 군사력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만 TVBS 방송과 자유시보 등은 6일 중국군이 상륙 수단의 현대화 작업과 함께 속전속결을 통한 입체적인 공격 전술을 구체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자주포 판매가 중단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로 대만군 화력의 열세가 확연하게 드러난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팔라딘 자주포를 지원하면서 대만해협 방위 작전 구상에 혼란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 제중(揭仲) 연구원은 앞으로 중국이 대만해협을 건너오는 속도가 이전과 달리 매우 빨라져 구식 무기를 사용하는 대만 포병의 공격 시간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드론 정찰을 통한 실시간 오차 수정으로 정확한 포격이 가능한 현대화된 포병 시스템과 달리 대만 포병의 경우 반드시 사격지휘소(FDC) 정보에 따라 포를 수동 조작해 포탄을 발사하는 방식이어서 미국 및 유럽에 비해 최소한 30년 이상 뒤쳐졌다고 지적했다.
제 연구원은 특히 중국의 신형 PCL-181 155mm 자주포의 사정이 50km에 달해 방어 작전시 대만 포병의 현재 전력으로는 중국군의 공격에 대응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첫 포사격까지 5분이 걸리는 대만군의 M59 155mm 견인 평사포 사거리가 23km에 불과해 유사시 대만 해안선에 접근하는 적군 섬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역 중장인 우쓰화이(吳斯懷) 입법위원(국회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미국이 팔라딘 자주포 대신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 6기의 추가 판매를 제안하면서 대만군 전체 방위 구상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쑨빙중(孫秉中) 예비역 육군 대령은 지난달 27일 타이베이포럼이 개최한 대만 안보 관련 강연에서 중국군의 대만 침공의 목적이 대만 파괴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로 대만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군이 해군과 공군의 수송 수단을 통한 입체적 상륙방식으로 지상 장애물을 회피해 속전속결로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이른바 '다유쌍초'(多維雙超)'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팔라딘 자주포와 스팅어 대공미사일의 대만 인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연기됐다고 확인했다.
이어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 도입은 플랜B 중의 하나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입법원의 차기 예산안 회기인 9월 이전에 결정해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훙(轟·H)-6 폭격기 2대, 쿵징(空警·KJ)-500 조기경보기 1대 등 중국 군용기 6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위력 시위에는 윈(運·Y)-8 전자전기 1대와 윈-8 대잠초계기 1대, KA-28 대잠헬기 1대도 동원됐다.
이 가운데 윈-8 대잠초계기는 대만과 필리핀 루손섬 사이에 있는 바시해협을 지나 대만 동부 외해 공역을 비행한 후 다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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