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 2대 수장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자와히리는 지난 6일 알카에다 1대 수장 오사마 빈라덴 사망 11주기를 맞아 27분짜리 영상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배경 화면에는 오사마 빈라덴의 얼굴을 띄우고, 책상 위에는 책과 권총을 둔 채 의자에 앉아서 연설했다.
알자와히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의 먹잇감이 된 것은 미국의 '나약함'(weakness)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9.11 테러 이후 시작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영향을 언급한 뒤 미국이 약해지고, 쇠퇴하는 상태에 있다며 이슬람 신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알자와히리는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패배, 9.11 테러로 인한 경제적 재난,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먹잇감으로 남겨둔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라덴을 지목했고, 테러 발생 10년만인 2011년 5월 2일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이 파키스탄의 은신처를 찾아내 빈라덴을 사살했다.
빈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를 이끄는 알자와히리는 2020년부터 꾸준히 사망설이 돌았다.
하지만, 작년 9·11 테러 20주년 영상 메시지에 이어 올해 4월 5일 인도의 히잡 금지령에 맞선 여대생을 칭찬하는 영상 메시지를, 그리고 빈라덴의 사망 11주기에 맞춘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알자와히리는 국제 지명수배 중이며 미국 정부는 그의 체포에 2천500만 달러(304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알자와히리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한 아프가니스탄 쿠나르주나 바다크샨주에 은신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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