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직원 2017년 말 13만4천여명→2021년 말 5만6천여명
고용차별 방지 목적이지만…정규직-취준생 반발에 노노갈등-불공정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들이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며 비정규직 인원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공기관들은 직접 고용보다는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한 간접 고용 방식을 주로 선택했다.
문재인 정부는 고용 차별 방지를 위해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를 추진했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정규직 직원과의 '노노(勞勞)갈등' 및 취업준비생들의 '불공정 채용' 반발 등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370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직원은 2017년 말 13만4천623명에서 지난해 말 5만6천964명으로 7만7천659명(57.7%) 감소했다.
비정규직 직원 수는 기간제 및 소속외 인력 비정규직에다 기타로 분류되는 비정규직까지 모두 합한 것이다.
비정규직이 줄면서 정규직은 늘었다.
일반정규직·무기계약직을 합한 정규직(현원) 직원은 2017년 말 32만2천934명에서 지난해 말 41만4천524명으로 9만1천590명(28.4%) 증가했다.
공공기관들이 채용을 지속해서 늘린데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따른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인원이 곧바로 공공기관의 정규직으로 대거 유입된 것은 아니다. 일부는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하는 정규직이 됐지만, 상당수 공공기관은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에 나섰다.
실제로 정규직 전환 실적이 높은 공공기관들을 살펴보면 정규직 전환 실적만큼 정규직 직원이 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규직 전환 실적이 가장 많은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5년간 8천259명의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정규직 직원은 2017년 말 2만1천615명에서 지난해 말 2만3천334명으로 1천719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같은 기간 정규직 직원이 1천265명에서 1천814명으로 549명 늘어 5년간 정규직 전환 실적(7천894명)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이에 반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 인원은 2017년 말 0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9천71명으로 급증했고 한국전력공사도 같은 기간 0명에서 7천13명으로 늘었다.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해 한국철도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마사회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한전MCS(검침 인력), 한전FMS(청소·방호 인력), 한전CSC(고객센터 인력) 등 3개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보건, 안전, 육아휴직 대체인력 등 200여명은 직접고용을 했고 검침 인력 5천200명은 한전MCS를 설립해 고용하는 등 자회사 인력으로 간접고용하는 방식으로 상당수 정규직 전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추진 과정에서 노사갈등, 노노갈등에 더해 취업 준비생들의 반발 등 각종 논란도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채용 절차상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소위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의 줄임말) 사태'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지난해 말 현재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5천306명이고 이어 주택관리공단(2천292명), 국민건강보험공단(1천850명), 강원랜드(1천713명), 근로복지공단(1천641명), 한국과학기술원(1천594명), 한국토지주택공사(1천572명), 한국도로공사(1천549명), 한전KPS(1천451명), 한국가스공사(1천347명)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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