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前국방 증언 "미인대회 아닌 이기려 만든 것 반박"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때 러시아 해군 함정이 멋져 보인다면서 미 해군 함정이 볼품없다고 비하했다는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의 증언이 공개됐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에스퍼 전 장관은 오는 10일 출간을 앞둔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A Sacred Oath)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군 함정과 관련해 일종의 미학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탈리아 함정이 진짜 배처럼 더 멋지고세련돼 보인다'며 미 해군 함정이 '볼품이 없다'고 여러 번 불평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얘기를 듣고서 난 해군을 변호하기 위해서 그에게 '우리 배들은 미인 경연대회가 아니라 싸워 이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형태보다 기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것은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2019년 탄핵 국면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가 결국 옷을 벗은 알렉산더 빈드먼 전 중령에게 상당히 집착했다고 에스퍼는 전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게 '육군은 언제 그를 내쫓을 것이냐'고 몇 번이나 물었다"고 말했다.
그의 회고록엔 2020년 백인 경찰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전국적 시위가 벌어지자 '그들(시위대)에 총을 쏠 수 없느냐'고 묻거나, 멕시코의 마약 제조시설에 미사일을 쏴 파괴하는 방안을 언급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에스퍼 전 장관은 군을 동원해서라도 플로이드 사태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등 임기 후반 트럼프와 잦은 충돌을 하다 2020년 대선 직후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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