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 대변인 "가까운 미래에 러시아와의 협력 보게 될 것"
전문가 "아세안 기업 철수, 국제사회 인정 갈망 군부에 타격"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일본과 태국, 말레이시아 석유기업이 잇따라 철수한 미얀마 가스전(田) 사업에 '우방' 러시아가 진출할 것이라고 미얀마 군부가 주장했다.
조 민 툰 군정 대변인은 최근 일련의 외국 기업이 예타군 가스전에서 철수한 것은 정치적 불안정 때문이 아니라 해당 가스전의 경제적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그러면서 "동맹국들과 전력 및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러시아와의 협력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러시아산 무기의 주요 고객으로, 러시아도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중국과 함께 '유이'하게 미얀마 군정을 지지해오고 있다.
미얀마도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등 양국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국영 석유업체인 페트로나스와 PTTEP는 지난달 29일 각각 예타군 가스전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두 업체는 철수에 대해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컨소시엄인 JX미얀마석유개발도 이달 2일 동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쿠데타 발생 이후 생산량이 최대일 때와 비교해 10분 1 이하로 줄어드는 등 사업 상황이 어려워져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예타군 가스전 합작사는 페트로나스가 40.9%,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미얀마석유가스회사(MOGE) 20.5%, JX미얀마석유개발과 PTTEP가 19.3%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철수한 해외 기업들을 대체할 기업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군정의 주장에 대해 한 경제전문가는 부정적으로 내다봤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전문가는 "러시아는 석유 부문에서 매우 강력한 국가"라며 "러시아와 협력 노력이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곧바로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 기업 3곳이 거의 동시에 예타군 가스전에서 발을 뺀 것을 놓고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그들의 설명대로 이윤이 급감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에너지 리서치 기업인 리스타드 에너지의 분석가인 이슬람은 방송에 "예타군 가스전은 지난 2020년 미얀마 전체 가스 생산량의 약 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며 "이는 2019년의 6%와 비교해 이미 상당히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남아 전문가인 자차리 아부자 미국 국립전쟁대학 교수는 최소한 말레이시아 업체의 철수 결정에는 군정에 압박을 가하고자 하는 이유로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프랑스 토탈에너지스나 미국 셰브런 등 서방 기업이 발을 뺀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미얀마도 가입한 아세안 회원국의 주요 기업들이 철수한 것은 군정을 더 화나게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사회 인정을 갈망하는 군정에 좋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가스전은 미얀마 군부의 최대 '돈줄'이다.
미얀마 외화 수입의 약 50%는 가스전 수익금에서 나오며, 군부는 가스전 수익금으로 2021∼2022년 15억 달러(약 1조7천890억원) 가량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인권단체들은 가스전 수익금이 군부로 흘러 들어가 유혈 탄압에 사용된다면서, 해외 석유 업체들에 군부와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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