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몬티 대한중석 모회사 CEO "지나친 중국 의존 벗어나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알몬티 대한중석의 모회사인 캐나다 광물기업 알몬티 인더스트리즈가 강원 영월군 상동읍 광산에서 생산할 텅스텐 절반을 한국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 회사의 루이스 블랙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이 가장 큰 무역상대국인 중국으로부터 텅스텐을 공급받기가 쉽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지금 당장 '플랜 B'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알몬티 인더스트리즈는 상동 광산에 2020년 5월 1억700만달러(약 1천311억 원)를 투자해 자회사인 알몬티 대한중석을 설립하고 텅스텐 채굴을 준비 중이다.
알몬티 대한중석은 작년 5월 28일 상동 광산 개발사업 착공식을 한 뒤 광맥 조사, 시추, 갱도 굴진, 정광(精鑛)공장 건설 등 채굴에 앞선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3월부터 매년 텅스텐 2천500t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동 광산에는 현재 5천800만t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텅스텐이 매장돼 있고, 이 텅스텐의 품질은 세계 텅스텐 평균품위(함유량) 0.18%의 약 2.5배(0.44%)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몬티 인더스트리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글로벌 텅스텐&파우더스에 15년간 텅스텐을 판매하는 계약에도 서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원자재 시장 분석업체인 CRU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텅스텐 공급량의 80% 이상을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몬티 대한중석은 상동 광산 채굴이 본격화하면 연간 세계 텅스텐 공급량의 1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정보 제공업체인 아시안 메탈에 따르면 텅스텐 제품의 핵심 성분인 '최소 88.5%의 파라텅스텐산'의 유럽 가격은 t당 346달러(약 44만원)로 1년 전보다 25% 이상 올라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과거 대한중석은 1916년 영월 상동 광산을 개발해 1950∼70년대에는 국내 총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 굴지의 기업이었다. 상동 광산의 중석 수출로 번 달러를 이르던 말인 '중석불(重石弗)'이 생길 정도였고, 상동읍 인구는 3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상동 광산의 텅스텐이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1993년 생산을 중단했고 상동읍은 주민 1천여 명의 폐광촌으로 전락해야 했다.
로이터는 상동 광산이 지난 4년 동안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시작되거나 재개된 최소 30개 이상의 중요 광물 광산과 가공 공장 중의 한 곳이라면서, 중국 밖 광물 공급원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의 리튬에서 노트북의 마그네슘, 풍력 터빈의 네오디뮴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희귀 광물 수요가 2040년까지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런 자원의 주요 공급국인 중국이 채광, 가공, 정제, 수출 등 모든 과정을 통제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가 이런 광물 생산을 안보 문제로 간주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중국은 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필요에 따라 조여 상대국에 애를 먹이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지난 2년여 국가 중요 광물 확보 전략을 시작하거나 개선했으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공급선에 투자할 광범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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