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美전문가들 "공고한 한미동맹 중요…北도발 대처능력 강화해야"

입력 2022-05-10 07:36  

[尹정부 출범] 美전문가들 "공고한 한미동맹 중요…北도발 대처능력 강화해야"
"한미훈련 재개·사드 추가배치·핵 배치 가능성도…한미동맹 성장할 것"
"한국, 더 다양한 동맹 역할해야"…"한미 대북전략, 큰 변화 없을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변덕근 특파원 =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공고한 한미동맹을 구축해 보여주는 게 더욱 강조될 것이라면서 한미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미일 3국 공조가 진전을 이룰 수 있지만, 조 바이든 정부가 다른 현안에 밀려 북한 문제를 후순위로 두면서 새로운 외교적 접근법에는 무관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싱크탱크 '불량국가 프로젝트'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9일(현지시간) 윤석열 정부에서의 한미동맹과 관련해 "북한의 대규모 군사력 증강을 고려할 때 윤석열 정부는 안보를 다지는 한미동맹의 구성요소를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지아니스 대표는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 협상에 몇 년간 관여하지 않았기에 한미 양국은 북한이 현재의 미사일과 핵 증강을 토대로 군사적 이점을 갖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는 한미군사훈련 재개, 추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 및 미사일 방어, 심지어 한국 정부가 요청한다면 한반도에 대한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한미동맹은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북한 도발에 대한 동맹의 군사적·경제적 결의와, 단결을 드러내는 것이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갖지 못했다는 경험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과시는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과시하고, 북한에 초점을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고자 변화하려는 한국의 노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서 동맹 관리가 더 매끄러워질 수도 있다"면서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이후 안정성과 정상적인 절차를 회복했고, 북한의 대화 거부는 한미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애링턴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에 주목하면서 "이는 한미일 3국 공조에 좋은 징조"라고 평가한 뒤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미국의 동맹으로써 더욱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미 또는 미국의 대북 전략 변화 가능성과 관련, 카지아니스 대표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 소극적 자세를 지적했다.
그는 "불운하게도, 윤석열 정부는 전 세계가 (현재로서는) 북한 핵 이슈에서 벗어나 있기에 바이든 정부에서 이에 (우선적으로) 관여하는 파트너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이 외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전염병 대유행과 낙태권 논란,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사태 등 국내외적 대형 이슈로 북한 문제를 후순위로 미뤄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2024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가 낮아 대화 제안과 억제보장 강화 외에 정치적 위험을 수반할 수 있는 새로운 대북 외교적 접근법에는 관심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으로선 미국이 대응해야 할 위기를 북한이 만들지 않는 한 무시하는 게 최선이며 이는 전략적 인내보다 느슨한 전략적 기억상실과 같다"고 했다.
애링턴 교수는 한미 양국이 계속해서 억제와 방위 태세 강조는 물론 대화도 언급할 것이라면서 대북 전략에서 큰 변화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동맹이 약화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카지아니스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관여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종식하며 평화 체제와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한 지속가능한 길을 만들려는 분명한 비전으로 집권했다"며 "한미동맹은 그런 비전에 의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노력은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 몇 년간 없었다"는 점도 나름 성과로 거론했다.
애링턴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동맹 토대는 약화하지 않았다"면서 대유행과 북한의 행동 변화들, 미국 정치권의 격변, 역사적으로 나빴던 한일관계 등을 지적한 뒤 "많은 도전을 잘 헤쳐나갔다"고 말했다.
엄 선임연구원도 "전임 정부에서 동맹이 더 강력해졌다고 본다"며 "일각에선 미국에 좋은 것은 무엇이든 동맹에도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은 동등한 동맹 파트너였다"고 언급했다.
honeybee@yna.co.kr, b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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