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에 "같은 나라에 살기 때문에 경청해야…분열하면 안돼"
마르코스, 전날 밤 승리 굳어지자 지지자들과 자축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에게 패배한 레니 로브레도(57) 부통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입장을 밝혔다.
10일 현지 온라인 매체인 래플러에 따르면 로브레도는 대선 패배가 굳어지자 이날 오전 1시에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면서 "국가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향후 분열을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표가 끝나지 않았고 선거와 관련해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국민의 목소리는 명확해지고 있다"면서 "모두들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하는 필리핀을 위해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브레도와 러닝메이트를 이뤄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프란시스 팡길리난 상원의원은 선거 공약인 농부와 어민을 비롯해 소외계층의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마르코스는 전날 대선 승리가 확실시되자 오후 11시께 선거유세 본부 브리핑룸에서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국가 통합의 메시지를 지지해준 자원 봉사자와 정치 지도자들, 여러 단체들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마르코스는 10분간의 연설을 마친 뒤 선거 스태프들과 셀피를 찍거나 티셔츠 뒷면에 사인을 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필리핀은 지난 9일 대통령과 부통령 외에도 상원의원 13명, 하원의원 300명을 비롯해 1만8천명의 지방 정부 공직자를 뽑는 선거를 치렀다.
현지 ABS-CBN 방송에 따르면 10일 오전 7시47분(현지시간) 현재 개표율이 95.8%인 상황에서 비공식 집계 결과 마르코스가 3천48만표를 얻어 경쟁자인 로브레도(1천452만표)에 압승했다.
부통령 선거는 마르코스와 러닝 메이트를 이룬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43) 다바오 시장이 3천84만표를 획득해 905만표를 얻은 팡길리난 상원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총 6천700만명이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이며 마르코스는 오는 6월 3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