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난해 6월 17일 미국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가 뉴욕 롱아일랜드 앞바다에서 해협 통과 훈련을 하러 나아갈 때 중국 당국은 인공지능(AI)으로 가동되는 위성을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알았다고 중국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중국의 우주 탐사계획을 담당하는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산하 'DFH위성' 연구진은 지난달 중국 학술지 '우주선 엔지니어링'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전했다.
연구진은 당시 최신 AI 기술로 무장한 중국의 원격 감지 위성이 자동으로 해리 S. 트루먼호의 이동을 감지해 정확한 좌표를 찍어 중국 당국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뉴욕 지역에는 구름이 꼈지만, 중국 위성은 실수의 가능성을 거의 배제할 정도로 많은 세부 사항을 포함한 선명한 이미지로 구름 사이에서 항모를 식별해냈다고 덧붙였다.
미 해군에 따르면 당일 실사격 훈련에는 전함 7척과 군용기 여러 대가 강력한 적에 대항해 좁은 수로를 통과하는 합동 작전을 펼쳤고, 함대는 편대 변경, 적의 잠수함과 다른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비상 작전 같은 여러 전술을 시험했다.
중국 연구진은 미 항모의 활동을 포착한 위성은 너무나 지능적이어서 초당 200프레임 이상의 고화질 이미지를 분석해 광범위한 전술적, 전략적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일부 지상의 컴퓨터들이 도달하고자 분투하는 속도라고 설명했다.
위성 컴퓨터는 대개 무게, 공간, 전력 제약 등으로 인해 처리 속도가 지상 컴퓨터와 비교해 한참 뒤처진다. 또 AI 작업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대부분의 반도체는 강한 태양열 아래에서 빨리 고장 난다.
연구진은 AI 기술을 위한 무게 절감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위성을 위해 개발한 알고리즘을 이용한 이미지 인식에는 동일 작업을 할 때 기존 알고리즘이 사용하던 연산 자원의 단 3%만 소비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또한 위성에서 동시에 여러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 칩세트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 개의 칩이 고장 나면 백업하는 다른 칩이 곧바로 작업을 넘겨받아 위성이 계속해서 작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덕에 과거에는 미군이 자국 해역에서 훈련을 할 경우 중국군은 엄청난 양의 위성 데이터를 수집해 지상에서 분석해야 했고 결과는 대개 훈련이 끝난 후에야 나왔지만 이제는 실시간으로 위성 컴퓨터에서 이를 추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또한 해당 위성이 우주 기반 AI의 성능을 검증하는 또 다른 실험에서 호주 북동부에 있는 오일 저장 탱크 같은 전략 자산과 해군함 등을 자동으로 감지해 좌표를 찍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해당 위성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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