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백신 수출 급감하자 모로코에 생산설비 수출

입력 2022-05-10 13:42  

중국, 코로나 백신 수출 급감하자 모로코에 생산설비 수출
백신 외교, 설비 수출·기술 지원으로 전환 가능성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아프리카의 모로코에 백신 생산설비 수출과 기술 지원에 나섰다.



10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백신 생산설비를 선적한 6만2천t급 선박 필레츠키호가 지난 8일 상하이를 출발, 모로코로 향했다.
이 설비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모로코 백신 생산공장에 투입된다.모로코 백신 공장은 118개의 대형 모듈을 갖춘 연면적 1만㎡ 규모로 건립돼 코로나19 백신 3종을 포함, 총 20여 종의 백신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아프리카 백신 수요의 60%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라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앞서 시노팜은 작년 7월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상회의를 통해 모로코 제약그룹 소더마와 코로나19 백신 생산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시노팜은 백신 원액을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에 넣는 완제 공정에 참여, 소더마가 매달 500만 도스의 백신을 생산하는 것을 지원한다.
중국의 백신 생산설비 수출은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해외 공급이 급감한 가운데 이뤄졌다.



영국 분석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기부와 수출을 통해 해외에 공급한 중국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작년 11월 2억3천500만 회분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중 2억290만 회분이 수출 물량이었다.
올해 들어 수출 물량은 1월 5천160만 회분, 2월 3천600만 회분, 3월 1천150만 회분으로 석 달 연속 급감했다.
중국이 관계 개선을 원하는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펼쳐온 백신 외교의 약발이 떨어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세계 백신 수요 감소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진 빈국과 개발도상국들이 더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보다 효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중국 백신에 의존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니세프 코로나19 백신 시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처음으로 화이자 백신의 빈국에 대한 공급량이 중국 백신 공급량을 앞질렀다.
중국 백신 주요 구매국이었던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는 지난해를 끝으로 신규 수입 계약을 맺지 않았다.
이런 추세 속에 중국의 백신 외교가 코로나19 백신 기부나 수출 대신 설비 수출과 기술 지원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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