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유연하게 일할 수 있어야" 직원들에 메일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애플의 인공지능(AI) 담당 스타 임원이 회사측의 주3일 출근제 도입 방침에 반발해 사임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애플의 '머신 러닝' 담당 이사인 이언 굿펠로우(35)는 최근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팀 쿡 CEO가 미국과 영국 등 유럽 노동자들이 공동 작업 방식으로 근무할 것을 고집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기술 전문 잡지인 '더 버지' 관계자에 따르면 굿펠로우 이사는 메일에서 이같이 밝히고 "나는 내 팀이 더 유연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적었다.
오는 23일부터 적용되는 애플의 합동 근무 계획에 따르면 직원들은 월·화·목요일은 출근해야 한다.
직원들은 상황에 따라 1년에 4주 연속해서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다. 이때는 매주 하루만 회사에 나오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주3일 출근제도 너무 경직된 조직 운영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웬만하면 사무실에 출근하는 한국에선 낯선 논쟁이다.
그러나 주3일 출근제는 메타나 에어비앤비 등 실리콘 밸리에 있는 다른 IT 기업들에 비해선 다소 딱딱한 근무 제도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에어비앤비는 직원들이 원격에서 재량껏 근무할 수 있고 외국에서 일해도 임금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
애플에선 쿡 CEO가 직원들이 같은 시간대에 함께 일하는 근무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근무제 변경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가 서로 떨어져 일하면서도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면서도 "지난해부터는 우리가 핵심적인 것을 놓치고 있었다. 그것은 서로 함께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화상회의를 통해 거리감을 좁힐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굿펠로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AI 전문가로, 그의 사임은 2019년 구글에서 일하던 그를 스카우트했던 애플에 큰 손실이라고 더타임스는 논평했다. 당시 구글은 굿펠로우의 이적에 큰 충격을 받았고, 업계에선 이를 '쿠데타'로 비유하기도 했다.
굿펠로우 이사는 구글에 있을 때 구글맵이 스트리트뷰에 찍힌 사진으로부터 주소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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