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소득 국가에 팬데믹, 부채비용 증가, 우크라이나 전쟁 삼중고"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최악의 경제난으로 총리가 퇴진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한 스리랑카 사태가 세계적 위기의 시작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실무팀은 이번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금융 지원과 강력한 구조조정을 포함한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했다.
IMF와 세계은행(WB)에서는 이번 사태가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니고, 탄광 속에서 가장 먼저 위험을 경고하는 카나리아와 같은 징후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세계적으로 중·저소득 국가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부채비용 증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연료와 식량 가격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4월 열린 총회에서 "에너지, 비료, 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다. 개발도상국에는 이들 하나하나의 충격이 크다"고 우려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식품 가격 상승, 에너지 가격 상승, 재정 긴축이라는 세 가지 충격 중 적어도 하나 이상에 직면한 나라가 107개국에 달한다고 밝혔다.
세 가지 위기가 모두 중첩된 나라는 아프리카 25개국, 아시아 25개국, 중남미 19개국 등 69개국이다.
최근 IMF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의 주요 수입국인 이집트, 튀니지와 지원 협상을 시작했다.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으로 전력 공급을 제한한 파키스탄과도 협상에 나섰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가나,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등도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으며 중남미에서는 엘살바도르와 페루가 여전히 위기 상황이다.
리처드 코줄라이트 UNCTAD 세계화·발전전략 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쟁은 이들 국가와 아무 상관이 없었음에도 차입 급증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저소득 국가의 거의 60%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부채에 시달렸거나 그에 따른 위험에 처했으며 특히 외환 부채가 많은 국가의 차입금 상환 비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투자자들이 달러 피난처를 찾으면서 신흥시장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 인상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코줄라이트 국장은 신흥시장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국제사회가 다가오는 부채 문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위기는 구조적 문제지만 현재 이들을 체계적으로 다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스리랑카가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경제 위기에 굴복한 첫 번째 나라일 뿐,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