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최근 미국 사회가 낙태권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낙태권 폐지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낙태권의 경제적 영향을 묻는 민주당 의원의 말에 낙태권 박탈이 "경제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여성들의 처지를 수십 년 후퇴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인 그는 낙태권 폐지가 여성의 빈곤율을 높이고 어린이들의 미래 소득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경제학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이런 언급은 곧바로 공화당 의원들의 이의 제기를 받았다. 공화당 의원들은 비혼모 지원 정책을 강조하고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출생률 저하를 지적했다.
특히 팀 스콧(공화) 의원은 낙태 문제를 경제활동 참여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냉담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에 대해 그렇게 가혹하게 말할 의도는 없었다며 단지 여성과 아동의 경제적 현실을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여성이 자신에게 충실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출산 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족스러운 삶이 되려면 여성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재정적 자원이 있고 아이들을 원해서 낳았으며 그들을 돌볼 능력이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옐런의 이런 언급은 수많은 연구 결과로 뒷받침된다고 진단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의 한 관계자는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낙태권이 제한되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자신과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해지며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방향으로 판결문 초안을 작성했다는 사실이 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낙태권 찬반 양측의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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