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체 에너지 생산 차단 나선 듯…오만 "원유 증산 OPEC+ 방침 따를 것"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산유국인 알제리와 오만을 잇따라 방문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가스를 대체할 수입국을 찾는 가운데, 중동과 아프리카를 돌며 추가 증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알제리와 오만은 러시아 에너지를 대신할 원유·가스 생산국으로 꼽혀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오만을 방문해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군주(술탄),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을 서방의 제재 탓으로 돌렸다.
그는 "(서방의) 금수 조치들이 하루아침에 세계 운송·물류 체계를 파괴했다"며 "우리는 이런 공격적인 정책이 식량 및 에너지 문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EU(유럽연합) 외에도 많은 고객 국가를 보유하고 있다"며 "서방은 에너지를 구하기 위해 과거 러시아에 지불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계속된 서방의 증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직접적인) 증산 압박은 없었지만, 수많은 국가가 더 많은 원유 생산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오만은 OPEC+의 방침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라브로프 장관은 북아프리카 주요 가스 생산국인 알제리의 압델마드지드 테분 대통령과 만났다.
이탈리아와 알제리가 공동 운영하는 지중해 해저 가스관은 연간 320억㎥의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알제리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와 현재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입장에 감사를 표한다"며 "러시아는 알제리와 군사 및 기술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는 알제리가 더 많은 천연가스 수출을 원하는 유럽국가와 오랜 유대관계를 유지해온 러시아 사이에서 민감한 입장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테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이 천연가스 수출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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