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독재국가 이기고 경제 발전시킬 것"
"러시아보다 발전한 나라 만들 것"…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인사도
(르비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우크라이나도 독재국가에 승리하고 경제를 발전시킬 겁니다. 한국이 했던 것처럼 말이죠"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의 주도 르비우시의 행정청에서 만난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한국을 우크라이나가 닮아야 할 본보기로 삼고 싶다고 했다.
코지츠키 지사는 "몇 년 전 한국에 갈 기회가 있었다. 매우 발전하고 번영한 나라였다"라며 "동시에 남북한이 70년 넘게 휴전 상태라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았을 때 양국이 처한 상황이 유사하다는 점도 그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코지츠키 지사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라는 적과 붙어있고, 한국도 북한·중국처럼 '위험한 이웃'과 마주하고 있다"며 "한국은 우크라이나만큼 주변 상황이 어려웠지만 이를 극복하고 발전을 이룬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도 한국처럼 러시아가 시작한 이번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파괴된 국토를 재건할 것"이라며 "한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도하듯이 러시아보다 발전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 완전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도 머지않아 통일이 되기를 기원한다. 물론 평화적인 방법으로 남한처럼 민주적인 형태의 국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2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강국 러시아와 맞서 선전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국민의 단결"이라고 답했다.
전쟁 전 대부분의 서방 정보기관과 언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전 사흘 만에 키이우를 함락할 것이라는 러시아의 경고를 사실로 여긴 곳도 많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는 키이우를 포함한 북부 전선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몰아냈으며,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도 80일 가까이 지난 지금 러시아에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코지츠키 지사는 "예부터 우리는 적과 마주하면 단결해왔다"며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아주, 아주 강한 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의 침략을 맞아 지도자가 어떻게 국민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려는 취재진을 부르더니 젤렌스키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반소매 티셔츠를 선물로 주고선 서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를 위해 연습했을 짧은 한 마디 인사말이었지만 한국과 한국 국민에 대한 호의를 성심성의껏 전하려는 듯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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