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美물가에 눈치보기…"인플레 민감 변동장세 지속"(종합)

입력 2022-05-12 10:58  

국내 증시, 美물가에 눈치보기…"인플레 민감 변동장세 지속"(종합)
"미 연준 빅스텝 기조 이어질 가능성…기준금리 75bp 인상 여지도"
기술적 단기 반등 기대에 추세적 하락 국면 지속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12일 미국의 4월 물가 오름폭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자 금융시장이 당분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민감한 변동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8.3% 급등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상승 폭은 40년만의 최고치였던 전달의 8.5%보다 둔화했으나 시장에서 예상한 8.1%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2% 떨어진 31,834.1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5% 밀린 3,935.1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8% 하락한 11,364.24로 각각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2bp(=0.12%포인트)가량 오른 2.74%까지 치솟으면서 고강도 긴축 우려를 다시 반영했다.
반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를 돌파했다가 전날보다 6bp가량 하락한 2.9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코스피도 8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면서 2,58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외국인이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소폭 매수 우위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아 미국의 물가 정점론이 탄력을 받기 힘들게 됐다"며 "이는 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50bp 금리 인상) 기조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와 완화 증거를 원한 금융시장 입장에선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기대만큼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완화할 수 있다는 증거가 별로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근원물가 안정이 기대보다 매우 더딘 속도로 진행될 수 있고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 거세질 수 있는 우려가 여전하다"며 "지표에 따라 연준의 75bp(=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으며 인플레이션 완화의 명확한 증거를 얻기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약세장 지속과 기술적 반등 전망이 엇갈린다.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주식 전략가는 S&P500지수가 단기간에 3,700까지 저점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미국 뉴욕 증시가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변동성 확대로 낙폭을 확대했고 인플레이션 우려에 달러는 강세를 보인 만큼 당분간 인플레이션 이슈에 민감한 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으나 시장 기대 수준에 미흡했다"며 "이에 실망한 매물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고점 부근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연준이 더 강력한 긴축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약세 국면이 지속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기술적인 반등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물가 상승률이 지난 3월 8.5%로 정점에 도달해 이달 7%대, 연말 4.5%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했고 경기는 아직 버티고 있어 시장은 단기적으로 3개월가량 기술적으로 반등해 2,800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갈수록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 증시는 더 오르지 못하고 추세적인 하락국면을 지속할 것"이라며 "지수는 4분기 중후반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더 떨어져 2,400대까지 갈 수 있고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현재 정점 수준으로 본다"며 "코스피가 기술적인 반등을 할 때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을 늘리는 전략이 낫다"고 조언했다.
indi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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