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원격근무 가능 직종 여부가 고용안정성 갈랐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여파로 재택근무가 확대된 덕분에 미국에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대졸 워킹맘의 고용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저명한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는 미 정부 통계 등을 분석해 팬데믹 전후 미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실태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2021년 초 기준으로 영아 자녀를 둔 미국 대졸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초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4세 이하 자녀가 있는 대졸자 여성이 취업상태인 경우가 3.7%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반면, 4세 이하 자녀가 있는 비대졸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같은 기간 4.4% 하락했다.
자녀의 연령을 모든 연령대로 확대해 살펴봐도 2021년 기준 미국 대졸자 여성의 경제활동 비율은 2018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골딘 교수는 강조했다.
골딘 교수는 이 기간 고용 유지의 핵심 조건은 성별이 아닌 교육 수준이었다면서, 고급 교육을 받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재택·원격근무로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부 양쪽이 모두 재택근무를 하면서 육아에 공동 참여하는 경우가 늘면서 한쪽에 집중되던 부담이 분산된 것이 여성의 고용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골딘 교수의 연구와 별개로 미 인구조사국(USCB)의 경제학자 미스티 헤게니스는 올해와 팬데믹 전 시기를 비교·분석한 연구에서 미국 워킹맘의 고용이 전반적으로 크게 타격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2년 3월 기준 5∼17세 자녀가 있는 워킹맘의 비율이 2019년 3월보다 1.7% 늘었다는 것이다. 다만, 5세 미만 자녀를 둔 워킹맘 비중은 오히려 4.2% 줄었다고 헤게니스는 분석했다.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보육시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탓에 5세 미만 영유아를 보살피는 어머니들, 특히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종에 종사하는 비대졸자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결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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