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포함 31곳 제재 목록…서방에 '맞불'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러시아가 유럽으로 자국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폴란드 내 운영사인 '유로폴 가스'에 제재를 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독일 내 자회사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법률 정보 공시 사이트를 통해 '유로폴 가스'를 비롯해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와 그 자회사 29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들 자회사는 스위스, 헝가리, 영국, 프랑스, 불가리아, 베네룩스(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미국, 싱가포르 등에 있다.
대상이 된 에너지 업체들은 대부분 유럽연합(EU) 회원국 소속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국가들이다.
서방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가스 무기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3분의 1 이상이다.
로이터 통신은 다만 이번 제재 발표만으로 유럽 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러시아산 제품과 원자재 수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기존에 러시아가 타국과 맺은 거래와 관련해서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다.
러시아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제재는 이러한 대통령령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독일 경제부는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에 대한 러시아의 이번 제재를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세부 내용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가스 공급은 보장되고 있으며 지속해서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필요한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휴스턴대학의 라마난 크리슈나무르티 교수는 러시아의 이번 제재에 대해 "서유럽이 취한 행동을 되돌려줌으로써 수입과 가스 흐름을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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