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하프늄 옥사이드(HfO₂)의 강유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고안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고효율 반도체 소자를 실용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김윤석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은 이온빔을 이용해 하프늄 옥사이드의 강유전성을 200% 이상 증가시키는 방법을 고안해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강유전성이란 외부 작용에 의해 일단 분극(양극과 음극이 나뉘는 것)이 되면 그 외부 작용이 사라진 후에도 그런 분극이 유지되는 물질의 성질을 가리킨다.
강유전성이 큰 물질을 사용하면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구조인 0과 1의 차이가 더욱 명확해져 정보보존 특성이 우수해질 수 있다. 저장된 데이터를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고 집적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반도체 소자의 집적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강유전성을 지니는 물질을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는 40년 전부터 나왔지만, 여러 기술적 어려움으로 널리 구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강유전성의 증가원인이 산소 공공(산화물 재료의 결정구조에서 산소 원자가 빠져 비어있는 자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구팀은 이온빔을 이용해 산소공공을 정량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강유전성이 증가한 모습을 현미경을 통해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이온빔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복잡한 공정최적화과정 등이 필요하지 않으며, '이온빔 조사밀도'라는 하나의 변수만으로 손쉽게 강유전성을 조절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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