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코인발 악재에 금융시장 '휘청'…코스피 추락·환율 급등

입력 2022-05-12 17:21  

물가·코인발 악재에 금융시장 '휘청'…코스피 추락·환율 급등
코스피, 8일째 하락하며 연저점 경신…환율, 장중 1,290원 넘어서
위험자산 약세 심화…비트코인 4천만원 아래로
안전자산 선호에 국채금리 하락…"경기둔화 우려 재확산, 투자심리 불안 자극"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고물가 우려에 가상화폐 시장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12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이 약세 폭을 키웠다.
옵션만기일인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장을 마치며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종가는 2020년 11월 19일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장중에도 2,546.80까지 떨어지며 지난 10일 기록한 연저점(2,553.01)을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천822억원, 1천541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유지했다.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68포인트(3.77%) 급락한 833.66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천405억원, 693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약세와 함께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도 9개월여 만에 처음 4천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4시 50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3천863만원으로, 24시간 전보다 4.12% 내렸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8.45% 내린 3천829만1천원에 거래됐다.
특히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가 연일 폭락하면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 사태는 다른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가상화폐의 급락, 나아가 위험자산 전반에 걸친 투자심리 위축을 촉발했다.

이러한 위험 회피 심화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원 넘게 급등해 1,300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3.3원 오른 달러당 1,288.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은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다.
장중 고점(1,291.5원) 기준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3월 19일(고가 기준 1,296.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값 폭락 사태로 인해 기술주 전반이 급락하고 코스닥도 3% 이상 하락했다"며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로 달러 강세는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에 국고채 금리는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금리는 전날 국내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불확실성 완화에 급락한 데 이어 연일 내림세를 보였다.
윤석열 정부는 59조4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재원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8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900%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169%로 10.0bp 하락했다.
고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4월 CPI 상승률은 8.3%로 전월의 8.5%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1%를 웃돌았다.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에 미국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1.02%, 1.65% 내리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3.18%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예상치를 모두 상회했다"며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해석은 유효해도 임대료, 식품 가격 상승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재확산한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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