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착수…형사처벌과 함께 거액의 복원 청구서 받을듯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인 스페인계단이 차량 질주로 파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공영방송 라이(Rai)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현지시간) 마세라티 스포츠카 한 대가 스페인계단 위 '트리니타데이몬티'(Trinita dei Monti) 성당 앞 도로에서 계단을 타고 아래로 질주했다.
이 일로 일부 계단 대리석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는 등의 피해가 났다.
스페인계단에서의 보기 드문 차량 운행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됐다고 한다.
135개로 이뤄진 스페인계단은 로마를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머무는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725년 완공된 바로크 시대 문화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로마 역사지구에 포함돼있다.
1953년 개봉된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토'를 먹던 배경 무대로 더 유명해졌다.
수많은 관광객이 먹다 흘린 음식물과 비둘기 분비물 등에 의한 부식 및 노후화가 심해지자 로마시 당국은 명품 브랜드 불가리로부터 150만 유로(약 20억원)를 지원받아 2015년부터 약 2년간 복원 공사를 한 뒤 2016년 9월 재개방했다.
이후 계단에 앉거나 눕는 행위, 계단에서 음식물을 먹는 행위에 최대 400유로(약 53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가 시행되는 등 보호 규정이 대폭 강화됐다.
경찰은 CCTV 확인과 탐문 수사를 토대로 차량 번호판 식별 및 운전자 신원 확인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운전자는 '중요문화재 파손죄'가 적용된 형사처벌은 물론 고액의 복원·수리비 청구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2018년에도 술에 취한 운전자가 귀갓길 푸조 승용차를 몰고 계단을 운행하다 체포돼 처벌받은 전례가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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