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인도·태평양 지역의 강국인 중국과 관계 지속"
미 국무부 인사들, 워싱턴서 반군부 인사들과 따로 회동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부가 미·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서 배제되자 미국을 비난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14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의 조 민 툰 대변인은 미국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성토한 뒤 "미얀마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강대국인 중국과 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정을 인정하지 않고 제재를 가해온 미국에 대한 반감의 표출로 풀이된다.
미국은 12∼13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도 미얀마 군정의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초청하지 않았다.
대신 웬디 셔먼 부장관과 데릭 촐릿 선임고문 등 국무부 주요 인사들은 워싱턴DC에서 반군부 진영의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소속 인사들과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미얀마 군정 입장에서는 가장 든든한 지지 세력이자 무기 공급원이다.
중국은 미얀마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 "내정"이라면서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중국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든 미얀마의 주권과 독립 수호를 도울거라면서 군정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유엔 전문가 집단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미얀마에 장갑차와 전투기 등 무기를 계속 공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얀마 군정은 집권 후 시민을 상대로 한 학살 및 고문, 체포를 중단하지 않으면서 갈수록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분위기다.
아세안은 지난해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즉각적 폭력 중단' 등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5개 합의사항을 채택했으나 미얀마 군정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이에 아세안은 작년 10월 26∼28일 열린 정상회의에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참석을 불허했다.
이어 올해 2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리트리트(비공식 자유토론)에도 미얀마 군정 인사를 초청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2월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군경의 무차별 살상행위로 인해 숨진 시민은 1천800명을 넘어섰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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