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로 코로나' 고수 속 국제 스포츠 행사 잇달아 파행

입력 2022-05-14 21:09  

中 '제로 코로나' 고수 속 국제 스포츠 행사 잇달아 파행
AG·U대회 연기 이어 내년 아시안컵 축구 개최 포기
中 제로코로나 출구전략 미지수…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길어질 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고강도의 '제로 코로나 '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잇달아 파행을 겪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의 2023년 아시안컵 대회 개최권 포기 결정을 공지했다. 내년 6월 16일부터 한 달간 개최할 예정이었기에 아직 개최까지 1년 이상 남았지만 중국은 일찌감치 개최권을 반납했다.
AFC는 중국축구협회(CFA)와 개최권 반납에 대해 오래 논의했으며 CFA가 최종 결정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대체 개최국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결정이 늦어지면 대회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서 6일에는 중국에서 올해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게임(9월 항저우)과 유니버시아드 대회(6∼7월 청두)의 연기가 발표됐다.
두 대회는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의 결정으로 각각 발표됐지만 주최국인 중국의 입장에 따른 연기로 여겨지고 있다.
AFC는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의 개최 포기 사유임을 밝혔고, OCA와 FISU는 구체적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 대회 관련 결정 모두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 방역 정책과 관련 있다는 게 중평이다.
중국은 2월 전세계적 코로나 확산세 속에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러냈다. 올림픽 개막일인 2월4일 중국 본토 내 신규 감염자는 9명이었다.
그러나 확산력이 강력한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에 본격 상륙하면서 3월말부터 일일 신규 감염자수가 수천∼수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중국은 결국 자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 스포츠 행사를 잇달아 연기하거나 포기했다.
여기에는 대규모 국제대회를 통한 감염 확산을 통제해야 한다는 '보편적 사유' 뿐 아니라, 전세계적 '위드 코로나' 흐름과 반대로 가는 중국의 '특수 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둔 시점에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도시 봉쇄 등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감수해가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도 높게 집행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외국인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 관중 등 수천∼수만명의 외국인이 단기간에 입국하게 되면 국내 방역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감염 확산에 따른 국민 생명과 건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대 정치 일정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 포함 현 지도부의 중요한 업적으로 홍보하는 방역 성과에 타격을 입으면 곤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내년 여름 개최 예정이던 행사까지 포기함에 따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출구 전략'의 가동 시기는 더욱 오리무중이 되는 양상이다.
가을 당 대회 때까지는 현재의 방역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어지는 중요 정치 일정인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까지 끝나야 지도부에 정책 조정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제로 코로나 출구 전략이 늦어지면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도 장기화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아울러 관광을 포함한 중국과 국제사회의 인적 교류 정상화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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