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운전도 곳곳서 목격…시민 자택격리 완화 일정표는 아직
업계선 20일 이후부터 점진적 영업 재개 관측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49일째 도시 전면 봉쇄 중인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시가 오는 16일부터 상업 기능을 점진적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천퉁 상하이시 부시장은 15일 방역 브리핑에서 '점진적 개방, 제한된 인구 유동, 효과적인 통제' 원칙을 바탕으로 16일부터 단계적으로 상업 활동 회복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상하이시는 평소보다 적은 수용 인원을 조건으로 쇼핑센터, 백화점, 슈퍼마켓, 마트, 편의점, 약국, 시장, 이·미용실 등 일부 업종의 오프라인 영업을 허용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음식점도 배달 영업을 허용한다.
봉쇄 기간 상하이시는 필수 업종으로 지정된 극히 일부 슈퍼마켓과 음식점의 영업만 제한적으로 허가했다.
14일 현재 인구 2천500만명의 상하이에서 문을 연 상점은 1만625개에 불과하다. 봉쇄 초기에는 당국의 초강력 통제로 문을 연 상점이 1천600여개까지 급감해 식량난이 발생했다.
현재 상하이시가 지정한 10개 중점 슈퍼마켓 기업의 영업점 1천625개 중 영업 중인 곳은 1천193개다. 또 15개 중점 편의점 기업의 영업점 6천208개 중 운영 중인 곳은 2천214개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영업 중인 중점 슈퍼마켓·편의점 점포도 절대다수가 온라인 주문만 처리하는 파행 영업을 하고 있다.
전날 상하이 곳곳에서 전철이 운행하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현재 상하이 전철 전 노선 운행이 중단된 상태여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본격적인 운영 재개를 앞두고 시운전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상하이시는 이달 중순까지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면 점진적으로 봉쇄를 풀겠다고 발표했는데 실행 단계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는 격리소와 '통제구역'을 제외한 주거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것을 뜻한다. 최근 닷새간(10∼14일) '사회면' 감염자 수는 0∼4명 수준이었다. 상하이시는 주민 주거 지역을 감염자 발생 현황에 따라 '통제구역', '관리통제구역', '방어구역' 3곳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방어구역' 주민을 포함해 대다수 시민이 집 밖을 전혀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시민들의 외출 허용에 대한 계획은 전혀 제시되지 않아 도시 상업 기능 정상화가 본격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다.
일단 시 당국이 상업 활동 회복 방침을 밝히기는 했지만 각 행정구역별로, 업종별로 실제 영업 재개 시기에는 차이가 많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 상점은 관계 당국에 방역 대책 등이 포함된 영업 재개 계획서를 제출하고 개별 승인을 받아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일 이후부터 상점들이 조금씩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하이의 유명 쇼핑몰인 K11 관계자는 경제 매체 차이신에 "20일부터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점원들은 모두 폐쇄 루프식 관리를 요구받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신은 또 푸둥신구의 일부 말단 행정구역인 가도(街道)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0일부터 '방어구역' 주민들이 출입증을 발급받아 제한적 외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의 한 미용실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도 연합뉴스에 "정부 발표는 봤지만 영업 재개는 아직 이르다"며 "회사에서 관계 부분에 문의를 해 봤지만 아무리 빨라도 이달 하순께에나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에 발표된 상업 활동 재개 방침은 우선 생활 필수형 상업 시설에 국한돼 적용된다.
지난 3월 이후 상하이시의 누적 감염자는 60만명을 넘었다.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소로 보내진 사람은 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상하이 봉쇄는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전자 등 각 업계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하는 등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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