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핀란드 나토 가입 분노하지만…"뾰족한 수 없어"

입력 2022-05-16 11:26   수정 2022-05-16 11:27

러, 핀란드 나토 가입 분노하지만…"뾰족한 수 없어"
우크라 손실로 군사적 대응 어려워…에너지수출 중단 효과도 제한적
국경강화로 대응할 듯…전문가 "핀란드에 미군 주둔시 전술핵 배치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러시아가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결정에 반발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너무 많은 병력과 장비를 잃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핀란드 국경에 배치된 병력까지 이미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과거처럼 주변국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핀란드군 정보기관 수장이었던 페카 토베리 예비역 소장은 "러시아가 우리를 위협할 수단은 많지 않다"며 "러시아가 핀란드로 병력을 보내면 수일 내로 전멸할 것이다. 치욕적으로 패배할 가능성이 크며 러시아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보복도 여의치 않다.
러시아가 핀란드에 가스와 원유를 공급하지만, 양이 많지 않은데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의 제재 결정에 발맞춰 이미 수입 중단을 준비해왔다.
러시아 국영기업 RAO 노르딕이 14일 핀란드로 전력 수출을 중단했다고 발표했지만, 핀란드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러시아산 전력은 핀란드 전체 수요의 10%에 불과하다.
러시아가 기반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지만, 핀란드는 그런 공격을 차단할 강력한 체제를 구축했다고 토베리 소장은 주장했다.



반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에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나토를 상대로 방어해야 할 국경이 두 배로 늘고 발트해의 3개 항구가 나토 회원국에 완전히 포위되기 때문이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에서 대서양 안보 현안을 연구하는 로런 스페란차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목적 중 하나가 나토 확장 저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큰 전략적 오판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크게 실패했을 뿐 아니라 그가 원하던 것과 완전 반대로 나토를 화나게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일단 핀란드에 대한 협박 수위를 조절하는 듯하다.
양국 발표에 따르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14일 통화에서 상황 악화 방지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이며 푸틴 대통령도 핀란드에 구체적인 협박을 가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핀란드의 발표 수주 전만 해도 나토 가입에 발트해 핵무기 배치로 대응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지만, 최근에는 나토의 군사력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의 빅토르 본다례프 위원장은 15일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나토가 공격 무기를 핀란드나 러시아와 아주 가까운 곳에 배치하면 국경을 강화하고 병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14일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대응을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역내 안보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을 차분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트해 핵무기 배치에 대해서도 "그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핀란드가 나토 회원국과 정기적으로 훈련하는 강력하고 잘 무장된 군대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나토가 많은 병력을 핀란드에 둘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더라도 러시아는 나토 확장을 전략적 이익에 상당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수슬로프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교수는 러시아가 핀란드를 더는 '우호국'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핀란드 국경에 군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나토 회원국들이 에워싸 '나토의 호수'가 될 발트해에도 해군력을 증강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나 영국이 핀란드에 군사기지를 구축하면 러시아가 "이들 기지를 겨냥한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