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에 1억5천만 달러(약 1천936억원)의 투자 지원 방안을 발표하자 중국 관영 매체가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10배를 약속했다고 맞불을 놨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인 환구시보는 16일 사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아세안 정상들과의 특별정상회의에서 발표한 아세안 지원 방안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미국이 아세안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은 이번 회담의 많지 않은 실질적 성과 중 하나"라면서 "하지만 이것은 국제 여론의 조롱거리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가 이르면 내주 초 우크라이나에 400억 달러(약 51조원)를 지원하는 예산에 대한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약속한 1억5천만 달러 중 6천만 달러는 아세안 국가들의 해상 보안 역량 강화에 투입될 예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혜택이 적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신문은 "미국은 아세안 국가들의 청정에너지, 교육, 감염병 예방을 돕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영향에 맞서기 위한 안보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감염병 퇴치와 경제 회복을 위해 15억 달러(약 1조9천360억 원)의 발전 지원을 약속했다"며 지난해 11월 중국·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소환했다.
시 주석은 당시 향후 3년간 15억 달러의 개발 원조, 5년간 1천500억 달러(약 178조원) 어치의 농산물 수입, 선진기술 1천 개 제공 등의 보따리를 풀어놨다.
신문은 "미국에는 아세안이 경제는 중국에, 안보는 미국에 의지한다는 말이 있지만, 중국과 아세안은 동반자로서 누가 누구에게 의지한다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호혜와 상생, 개방과 포용은 시종일관 중국과 아세안 협력의 바탕"이라고 미국과 차별화를 두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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